서해교전에는 의문점이 너무 많다. 북한 경비정이 내려왔는 데도 왜 강력한 화력을 가진 지원함 격인 초계함은 유효사거리로 이동하지 않았는지, 실제 전투에 참여한 우리 고속정은 첨단 전투장비를 갖춘 4척인데 왜 구식 장비를 가진 북한 경비정 1척에 그토록 당하고 격침시키지는 못했는지, 현대 해상전투의 개념은 격침에 있지 않고 기능마비에 있다는 해군의 해명은 무슨 말인지 이해할 수 없는 부문이 너무 많다.
만약 강력한 76㎜포로 무장한 초계함이 유효사거리로 이동해 있었다면 북한 경비정이 우리 고속정을 공격했을 것인가를 가정해보자. 그렇지 못했을 것이다. 99년 북한이 당했던 것과 같은 보복을 당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우리는 이번 전투에서 4천발이나 되는 포탄을 쐈는데 어떻든 북한 경비정은 격침되지 않고 북방한계선까지 자력으로 돌아갔다. 10%만 맞아도 자력으로 북한으로 돌아가기는 불가능하다는 군사전문가들의 진단이고 보면 우리 해군의 사격술은 형편 없었다는 결론이 나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사일이나 전투기를 동원하지 않고도 우리가 이길 수 있는 길은 있다. 전투규칙 수정이나 햇볕정책에 따른 정신력 해이 등 많은 문제점도 해결해야 한다. 그러나 무엇보다 먼저 전투 장비면에서 보다 확실한 우위를 확보해야 한다.
우리 고속정의 화력은 20~40㎜포인데 북한 경비정은 최대 100㎜포까지 무장하고 있다. 따라서 우리도 76㎜포로 대체하고 미사일 장착도 검토해야 한다. 군 당국이 이를 검토한다는 것은 참으로 적절한 조치이다. 그러나 동시에 그동안 북한 경비정의 화력이 비록 수동이지만 우리보다 우세했다는 사실을 간과했다는 점은 우리 군의 정보판단에 중대한 실수가 있었다고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런데 서해교전의 실패에 대한 질책 중 우리가 조심해야 할 것은 북방한계선을 넘어서라도 격침시키지 않았나 하는 주장이다. 이렇게 되면 우리가 스스로 북방한계선의 존재를 부정하는 결과를 초래, 북한의 작전에 말릴 수도 있음을 명심하지 않으면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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