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차한잔-첫 수필집 굴뚝새가…펴낸 최해남씨

"슬픔도 아픔도 세월의 강에 떠내려보내고 나니 이제는 이따금씩의 미소와 맑은 눈물만 남았습니다. 투박한 그릇이지만 오래도록 지워지지 않는 추억들을 한곳에 담아 봤습니다".

'현대수필' 신인상(1996년)으로 등단한 수필가 최해남(50.대구시농수산물도매시장 관리사무소장)씨가 첫수필집 '굴뚝새가그리운 것은'을 도서출판 그루에서 펴냈다. 최씨가 공직생활 중 틈틈이 써 모은 60여편의 수필은 40대 중반 이상이면 누구나공감하는 우리 현대사의 한 편린이다.

그것은 가난의 아픔과 질곡의 삶에 대한 회상이기 때문이다. 고향 경주에서 소먹이던 어린시절, 남몰래 먹어야 했던 굴밤밥 도시락, 천연두로 생긴 얼굴 흉터를 씻고 또 씻던 옹달샘, 굴뚝새와 함께 사라진 시골집 저녁연기, 치매를 앓는 노부(老父) 모시고 사는 아들의 눈물….

최씨는 그러나 혼자만의 쓰린 경험들도 추억이라는 아름다운 체로 걸러냈다. 등단작인 '등겨 수제비'에서 보듯빈농의 아들로 겪어야 했던 보릿고개 등 숱한 시대적 아픔도 향토색 짙은 필치로 그리며 특유의 서정성을 가미해 놓았다.

"군에서 제대하던 1976년 가을 신라문화제 전국한글백일장 일반 산문부에 '고향'이란 글로 장원을 하면서 수필과 인연을 맺었지요".

최씨는 10년후 정년퇴임을 할때 쯤이면 탈도 많고 사연도 많았던 공직생활 안팎의 얘기를 다시 한권의 수필집으로 묶고 싶다며, 첫 수필집 출간에 두려움과 기대가 교차하는 모습이다.

조향래기자 swordjo@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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