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딩크의 성공 키워드는 육바라밀에 있었다'. 대한민국 축구를 월드컵 4강으로 이끈 히딩크 감독의 철학과 용병술을 대승불교의 여섯가지 수행법인 육바라밀(六波羅蜜)과 관련지은 인터넷 불교신문 '붓다뉴스'의 분석이 불교계의 화제가 되고 있다.
수행자가 해탈과 피안에 이르는 수행방법인 육바라밀(六波羅蜜)은 '보시.지계.인욕.정진.선정.지혜'로 한반도를 온통 붉은 물결로 장식한 히딩크의 저력이 바로 이같은 육바라밀 체득에서 비롯됐다는 것.
먼저 히딩크는 한국 축구팀에 자신의 모든 기술과 열정을 쏟아붓고도 그 영광을 선수들에게 돌리는 '보시'(布施)를 실천했다고 본다. 비록 국가 대표팀 감독으로 거액의 연봉을 받고 한 일이지만, 한국축구에 대한 그의 애정과 믿음은 '보수'가 아닌 '보시'로 해석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다음으로 히딩크는 원칙을 세워 '지계'(持戒)를 몸소 실천한 사람으로 평가됐다. 축구발전이라는 대명제 아래 혈연.지연.학연 등의구습을 타파했고, 주변의 비난 여론을 무릅쓰고 기초체력 강화란 자신의 원칙을 꿋꿋이 지켜나간 것은 주지의 사실.
연습과 경기 때는 선후배 선수들 간에 반말을 하도록 규율을 정해 수평적 커뮤니케이션을 통한 시너지 효과를 이끌어내기도 했다. 불교계는 이때의 규율(계율)은 속박이 아닌 승리(대자유)를 위한 것으로 풀이한다.
다음은 '인욕'(忍辱). 히딩크는 불과 1년전 프랑스.체코와의 경기에서 '오대영'이란 비아냥과 함께 그에 대한 회의론과 비난여론이 무성했지만"참아 달라"며 자신의 프로그램을 묵묵히 실천해나갔다. 세간의 비난과 질시에도 불구, '축구 후진국'이란 오명(번뇌)을 인욕으로 극복해낸 좋은 본보기라는 것이다.
또 1승 1승을 통한 4강 진출은 한발 한발 더높은 경지를 추구해 온 히딩크식 '정진'(精進)의 결과로 본다. 불가의 선지식이 정진수행자들에 일갈하듯 "조급해 하지 말고 최선을 다하라"고 선수들에게 늘 강조해온 사실도 떠올릴 수 있는 대목이다.
시절인연(時節因緣). 때가 되면 저절로 익을 것이라는 확신으로 전력강화 프로그램을 차근차근 시행해온 히딩크다. 잇단 승전에도 그는"여전히 배가 고프다"고 한 것이나, 준결승전에서 독일에게 패하고도 "우리의 꿈은 계속된다"고 한 말은 해탈을 향한 구도자의 끊임없는집념과 의지와 다를바가 없다는 것.
이을용과 안정환이 페널티킥을 실축했을 때 보인 히딩크의 흔들림 없는 평정심은 '선정'(禪定)의 결과로 본다. 이를 "단지 경기의 한 부분일 뿐"이라며 일축한 것이나, 미국과 이탈리아전에서 선취점을 빼앗기고도 무승부와 승리라는 화두를 풀어낸 그의 용병술은곧 선정(마인드 컨트롤)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얘기다.
은해사의 돈관 스님은 "'지혜'(智慧)란 생명과 사물의 본질을 체득했을 때 저절로 배어나는 것"이라며 "경기의 흐름과 상대를 읽는 혜안을 가진 히딩크는 축구에 관한한 적어도 '득도한 사람'"이라고 평가했다.
조향래기자 swordjo@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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