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월드컵 끝나자 연휴, 휴가철... 중기 조업정상화 고삐 죄기

6월 한달 월드컵 때문에 몸살을 앓던 지역 기업들이 밀린 주문량 생산에 박차를 가하며 월드컵 열기를 생산현장으로 옮겨놓기 위해 안간힘을 쏟고 있다.

기업들은 출근시간을 앞당기거나 쉬는 시간에 단체운동을 시키며 자칫 무기력해질 수 있는 직원들을 독려하고 있지만 월드컵 바람은 쉽게 빠지지 않고 있다.

지역 대부분 제조업체 경영자들에게 6월은 한마디로 '꾸려나가기 힘든 한달'이었다. 한국팀 경기가 있는 날은 2, 3시간 정도 조업을 중단해야 했고, 조업을 재개해도 들뜬 분위기 때문에 생산성은 20~30% 정도 감소했다.

게다가 시간당 급여자가 많은 중소기업의 경우 경기로 인해 조업이 중단되거나 차질을 빚어도 임금은 정상 지급해야 했기 때문.

그러나 7월부터 정상조업을 기대했지만 1일 임시공휴일, 2일 국민대축제 등이 이어지며 들뜬 분위기는 쉽사리 가라앉지 않고 있다.

경산 진량에서 자동차 부품업체를 경영하는 이모씨는 "월드컵 경기 시청때나 임시공휴일에도 직원들에게 임금을 정상 지급하고, 이때문에 밀린 일을 처리하기 위해 별도 수당을 주고 특근을 시킨 탓에 경영자 부담이 커졌다"며 "월드컵 기간중 들뜬 분위기가 여전히 숙지지않아 걱정"이라고 말했다.

자동차 부품업체가 밀집한 경주지역도 6월 한달간 조업이 제대로 안돼 기업경영에 어려움이 많았다. 특히 터키전 이후 1일까지 연휴가 계속된데다 연휴 끝나자마자 휴가를 떠난 근로자도 작년보다 30% 늘어나는 등 조업 정상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따라 기업들은 하루라도 빨리 분위기를 가다듬기 위해 갖가지 방법을 동원하고 있다. (주)새한 경산공장은 2일 직원 200여명이 참석한 조회에서 "월드컵 응원전때의 결집력을 그대로 모아 수출길 확대 등 생산성 제고로 밀어붙이자"고 당부했다.

구미공단의 한 섬유업체는 출근시간을 30분 정도 앞당겨 그간 중단해온 아침 단체체조를 실시키로 했으며, 지각하거나 체조시간에 참여하지 않는 직원들에 대해 벌금을 물리는 등 나름대로 강경책을 동원하고 있다.

기술상 고도의 정밀성을 요구하는 한 전자업체는 흐트러진 분위기가 공정 중에서 제품의 불량률을 높일 수 있다고 보고 아침 조회때마다 직원들에게 업무수칙을 숙지시키는 등 기본에 충실할 것을 강조하고 있다.

(주)새한 경산공장의 조용화 총무부장은 "월드컵 대회기간 중 직원들이 보여줬던 강한 결집력을 그대로 모아 생산성 향상으로 밀고 가겠다"고 말했다.

이창희.김성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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