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남녀 차이는 뇌의 차이

"200g의 차이가 남자와 여자를 만든다?"

남자는 여자보다 뇌의 무게가 200g 더 무겁다고 한다. 남녀의 차이는 여기서 비롯되는 것일까. 남자는 백화점에만 가면 지치지 않는 여자들에 질리고, 여자는 남자들의 요상한 변태취미를 이해할 수 없다.

남자와 여자의 차이가 상대화되는 요즘에도 남자와 여자가 왜 다른 것인지에 대한 분석은 쉽게 눈길을 잡아끈다.

새책 '남자는 왜? 여자는 왜?'(와다 히데키/예문)는 남녀의 심리를 정신분석학적으로 흥미롭게 다루고 있다. 뇌의 무게에서 차이가 날 뿐만 아니라, 시대적.문화적 배경에 따라서 남녀의 능력이나 성향이 달라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저자는 기본적으로 남녀의 차이는 여성의 의존성향이 더 강한데서 비롯된다고 전제하고, 더 나아가 그 경계가 모호해지는 현대에 남녀가 서로를 알아야하는 필요성이 더 크다고 한다.

"여자들은 왜 쇼핑에 열중할까".

어릴 때부터 여성스러움을 요구하는 문화에서 자란 여자들은 여성스러운 매력을 발산한다는 것 자체에 강렬한 쾌락을 느낀다. 반면 남성적인 강인함을 추구하는 남자들은 사회적인 성공을 동경한 나머지, 명품으로 치장해도 자기자신이 대단해졌다는 기분을 직접적으로 느끼지 못한다.

"남자들은 왜 도박에 빠질까".

남자들이 도박에 열중하는 것은 물론 돈 때문이다. 나도 이 정도의 돈을 벌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함으로써 자신의 남자다움을 확인하고 과시하고 싶은 것이다. 공부든 운동이든 도박이든 '이기는 사람'이 부모나 사회가 기대하는 남성상이다.

이런 성향은 연애관에도 이어진다. 남자는 자기가 노력한 끝에 상대방이 넘어오는 데서 기쁨을 느낀다. 반면 여성은 사회에서 승리하기보다 멋진 남자가 나타나 행복해지는 것이 기본적인 성공모델이다.

"연하의 남성, 연상의 여성에게 달려가는 심리는 어떤 것일까". 남자아이들은 "아버지처럼 출세못하는 샐러리맨이 되면 안된다"는 어머니의 말을 들으며 남성상을 배우지 못한다.

본받아야 할 남성역할모델을 상실한 남자는 경제력 등 '남성 성(性)'을 소유한 연하의 여성에 끌린다. 거꾸로 여성은 어차피 믿음직스럽지 못하다면 차라리 귀여운 연하의 남자를 선호하게 된다는 것이다.

'스토커현상'에 대한 분석도 흥미롭다. 스토커는 '버림받는 것을 피하려고 지나칠 정도로 신경을 쓰거나', '상대편을 지나치게 이상화하는' 등 경계성 인격장애에서 비롯된다. 이러한 경계성 인격장애는 저자에 따르면 감정의 기복이 심한 여성의 경우가 많지만, 실제 스토커 현상으로 이어지는 것은 그렇지 않다고 한다.

'남자는 왜? 여자는 왜?'는 일본 젊은이들을 대상으로 한 만큼 거부감이 드는 요소도 많다. 그러나 정신병리를 조금씩 안고 살아갈 수밖에 없는 요즘 남녀의 행동을 정신분석학적인 용어를 들어 해석했다는 점이 흥미롭다.

최병고기자 cbg@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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