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조용한 태풍 "한숨 돌렸다"

제5호 태풍 '라마순'의 영향으로 6일 오전까지 대구·경북에서는 많은 비가 내려 곳곳의 논·밭과 시설물이 물에 잠기고 낙석과 넘어진 가로수 때문에 도로가 차단되는 등 피해를 입었다. 또 항공기 결항 등 피해가 발생하고 있으나 예상보다 피해규모가 크지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태풍주의보가 발효된 동해안은 6일 오전 3~6m의 높은 파고가 일고 있으나 항·포구에 정박중인 어선 등 4천여척의 선박에는 별다른 피해가 없었다.

순간 최대풍속이 초당 16.7m에 이르던 강풍은 이날 오전부터 평균 초당 9m로 낮아졌다. 포항~울릉간 정기여객선은 이틀째 운항이 중단됐으며, 7일에도 동해안에는 3~5m의 높은 파도가 일 것으로 예보돼 여객선 운항이 힘들 전망이다.

울진에서는 울진읍 정림리와 북면 사계리를 잇는 군도 16호선 70m가 유실돼 통행이 중단됐으며, 평해읍 남대천 남산보 40여m도 유실됐다. 또 울진읍 왕피천과 남대천 임시가교가 물에 잠겨 통행이 중단됐고, 평해읍 농경지 50여㏊도 침수됐다.

산내면 175㎜ 등 평균 95.7㎜의 강우량을 보인 경주에서는 시내 일부 하수구가 막혀 물난리를 겪었고, 6일 새벽에는 경주~감포간 국도 4호선 추령터널에서 시내쪽 4㎞지점의 가로수 서너그루가 뿌리째 뽑혀 도로를 막기도 했다.

청도 운문면 신원리의 69번 지방도 11㎞ 구간은 낙석과 계곡물이 넘쳐 5일 밤 11시30분부터 차량 통행이 금지됐으며, 김천 황금동 한신아파트 앞 도로와 경주 황성 형산강 철교밑 강변도로도 침수로 인해 밤새 교통이 통제됐다.

칠곡에서는 6일 새벽 왜관읍 진입도로변 은행나무 가로수 10여그루가 강풍에 뿌리째 뽑혀 넘어졌다. 영덕 평해읍 월송들 농경지 50여ha도 침수됐다.

농작물 피해를 우려한 농민들의 손길은 어느 때보다 바빴다. 주민들은 한동안 가뭄에 시달린 탓인지 태풍경보 속에서도 이른 새벽부터 삽을 들고 들로 나와 모심기를 해 둔 논의 물꼬와 논두렁 정비에 분주한 모습이었다.

도봉우(44·군위군 의흥면)씨는 "오랜만에 풍족한 비가 내려 반가운 마음이 앞서지만 바람이 거세져 고추와 과수에 피해를 입을까 걱정된다"고 했다.

한편 대구에서는 태풍 영향으로 6일 항공기 4편이 결항됐으며, 앞서 5일에도 대구~서울, 대구~제주간 13편이 결항됐다.

대구시 재해대책본부는 팔공산, 비슬산, 앞산 등지의 야영객 100여명을 하산 조치하고, 이들이 설치한 텐트 42동도 철수시키는 한편 등산로 17곳에 대해 입산 통제조치를 내렸다.

사회1·2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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