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서민들 "토요 휴무가 고통"

자영업자나 하루하루 날품을 팔아 사는 사람, 영업직종에 있는 샐러리맨들은 이달부터 시행되는 금융기관의 '주 5일 근무제'가 달갑잖다.

금융기관 관련 업무를 하루 앞당기거나 이틀 미뤄 처리해야하는 등 업무 스케줄을 조절해야 하는 것은 물론 '토요일이 휴일'이라는 관념이 사회 전반에 퍼지면 영업지장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업계에서는 금융기관의 주5일 근무제 시행에 따른 각종 불편과 애로사항을 벌써부터 호소하고 있다.

지역 수출입 업체의 경우 수출입 날짜를 재조정 하느라 비상이 걸렸다. 무역업계도 기업들이 토요일 수출환어음을유통하지 못해 자금순환에 차질이 빚어질까봐 전전긍긍하고 있다.

무역협회 경북지부 김범수 지부장은 "중소업체의 경우 수출 대금의 현금화가 하루라도 늦어지면 자금압박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와함께 중소업체들은 어음결제 및 수금지연에따른 자금난 가중도 배제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월~목요일 광고를 한뒤 토요일을 끼워 분양일정을 짜왔던 주택업체들도 "토요일엔 개점 휴업을 해야할 판"이라고불평을 하고 있다. 토요일은 은행에서 청약예금 확인서 발급을 받지 못하기 때문에 순위별 청약자를 접수하지 못하고 청약금 보관도 문제라는 것.

외판.보험 등 영업쪽의 경우도 타격이 예상된다. '토요일은 쉬는 날'이란 분위기가 확산되면 영업을 할 수 없기 때문.자동차 판매사원인 최모(30.여)씨는 "토요일에는 자동차 매매계약이 사실상 어렵게 됐다"고 말했다.

또 비교적 규모가 큰 기업체들은 '토요 격주 휴무제'를 확대시행하는 등 유연한 반응을 보이고 있지만 중소업체들은 인건비 상승에 의한 자금부담과 함께 인력난을 우려하고 있고 3D업종의 경우는 전문인력의 이직현상이 심화될까 우려하고 있다.

산업현장을 지키는 근로자들의 상대적 공허감과 박탈감도 풀어야 할 숙제다. "한쪽에서는 레저.여행에 나서는데 다른 한 쪽에서 일할 맛이 나겠느냐"는 것이다. 결국 생산성이 떨어지고 인력난 가중이 불가피하다는 주장이다.

대구상의 임경호 기획조사부장은 "금융기관의 주5일 근무제는 당분간 생산성을 떨어뜨리는 등 부작용을 초래할 것"이라며"산업현장의 능률을 높일 수 있는 제도적 장치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황재성기자 jsgold@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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