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한국축구 과제(3)-프로축구 살려야

지난달 29일 이번 월드컵 한국의 마지막경기인 터키전에서 '붉은악마'응원단이 펼친 카드섹션의 문구는'C U @ K리그' 이었다.

'See You at K-리그'(K리그에서 만나자)를 줄여 표현한 이 문구는 1개월간 태극전사들을 지켜 주었던 응원 열기를 이제 국내 프로축구로 이어가자는 간절한 메시지를 담고 있었다.

이같은 카드섹션이 등장한 것은 한국프로축구의 암울한 현실 때문이었다. 텅 빈 관중석에 선수들끼리만 뛰는 '그들만의 리그'를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다는 울부짖음이며 이를 위해 온 국민이 뜻을 모으자는 호소가 담겨 있다.

이번 월드컵을 계기로 세계정상권으로 올라 선 한국축구가 고공 비행을 계속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먼저 프로축구가 활성화돼야 한다.

한국프로축구의 현실은 4강에 오른 실력에 비해 너무 형편없다.고작 10개팀이 1, 2부 구분없이 리그를 한다.

일본이 1부리그 16개팀, 2부리그 12개팀 등 모두 28개 프로구단이 있는 것과 비교할 때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치며 최상위리그부터 최하위리그까지 최소한 4개리그가 있는 유럽의 빅리그와는 비교 자체가 되지 않는다.

이같은 현실은 꼴찌를 하더라도 1부리그에서 탈락할 리가 없어 시즌이 중반을 넘기면서 우승권에서 멀어진 팀은 '대충대충' 플레이로 일관, 그나마 경기장을 찾은 팬들을 쫓아내는 꼴이다.

시스템의 문제뿐 아니라 선수들의 수준낮은 경기 내용도 관중들을 멀어지게 하는 요소다.

잦은 패스미스로 미드필드에서만 왔다갔다하는 맥빠진 경기가 90분간 지속되는가 하면 선취골을 넣고 나면 '자물쇠'수비를 펼치며 공격적인 플레이를 포기한다.

관중들에게 국가대표팀간 경기만 보지 말고 프로축구가 열리는 경기장도 찾아달라고 요구하는 것은 공허한 외침일 뿐이다.

관중 유치를 위해서는 정부, 대한축구협회, 그리고 한국프로축구연맹과 각 구단 및 선수들의 노력이 합쳐져야 한다.

정부는 프로축구단 창단을 위한 행정적 지원에 앞장서야 하며 대한축구협회는 장기 플랜을 마련, 아무때나 각 클럽의 '재산'을 차출하는 관행을 고쳐야 한다.

구단은 팬서비스를 질적, 양적으로 개선해야 하고 선수들는 매 경기 최고의 내용을 보여준다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

월드컵특별취재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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