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야고부-아침밥이 성적 좌우

"새벽에 지저귀는 새가 먹이도 많이 잡아 먹는다". 지금은 생활습속이 예전과 달라져 가슴에 와 닿는 강도가 약해졌지만 농경사회에서는 새벽의 활용에 따라 가난과 부를 결정하는 척도로 쳤다.

새벽, 어둠이 채 가시기 전에 논에 물이 잘 들어가는지 도랑물의 흐름 상태도 살펴야 하고, 삽이나 괭이를 들고 논밭으로 나가야 구실을 제대로 하는 식구(食口)였다. 어쩌다 늦잠자는 식구가 있으면 집안의 어른인 할아버지가 아침식사자리에서 "일이 바쁘면 입도 바쁘다"는 말을 되뇌곤 했었다. 게으름을 나무라고 부지런한 행동을 권장한 말이지만 많이 움직여야 정상적인 생활이 된다는 뜻도 포함돼 있다.

학생들의 아침먹기가 화제가 되고 있다. 아침밥을 먹는 학생들의 성적이 좋다는 조사결과가 나와 주목을 끈다. 농촌진흥청 산하 농촌생활연구소가 지난 21일부터 사흘동안 대학생들을 상대로 '아침식사와 성적의 상관관계'를 조사한 결과 아침밥을 매일 먹었던 고등학생들의 수능성적이 아침을 걸렀던 학생들보다 19점이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일주일에 5~6일, 3~4일씩 아침을 먹었던 학생들의 평균성적은 각각 283점과 281점으로 나타나 아침식사 회수가 적을수록 성적이 낮은 셈이다.사실 요즘 중.고등학생들은 새벽등교 등으로 아침식사를 거르는 학생이 많다. 이런 경우 뇌의 활동에 지장을 주기 때문에 성적이 떨어진다는 것이 조사를 담당한 농촌생활연구소 측의 설명이고 보면 이를 채근하지 않은 학부모들은 충격을 받을 성싶다.

뇌의 활동에 중요한 영양소인 포도당을 섭취하려면 아침을 반드시 먹어야 한다는 주장을 귀담아 들어야 자식들의 원망도 피할 것으로 보인다. 아침을 먹지 않으면 저녁식사에서 얻은 영양분만으로 뇌가 활동하기 때문에 집중력이 떨어지고 뇌가 제대로 움직이지 못한다는 것이다. 체력유지가 안된다는 얘기다.

인간은 아무래도 하루 세끼는 필수사항인가 보다. 일의 능률 측면에서도, 삶의 질을 고려해서도 그렇다. 성적이 떨어지면 결국 개인의 경쟁력은 상대적으로 뒤처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급한 것은 학교의 새벽등교를 막을 방책 강구다. 학부모 세대의 책무가 크다. 학교등교시간의 정상화로 학생들이 아침밥이라도 마음놓고 먹도록 신경을 써야할 대목이다. 개인의 체력유지가 결국 국가경쟁력이 된다.

최종진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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