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텅빈 범안로 과속질주 '아찔'

범물~안심간 도시고속화도로인 범안로(총연장 7.25㎞)가 완전개통 1개월여만에 애물단지로 전락했다.

차량통행이 당초 예상에 휠씬 못미쳐 도로가 하루종일 텅비는데다 상당수 차량은 과속질주를 일삼아 대형사고 위험까지 높은 실정이다.

또 범안로 개통에 따라 인근 도로의 신호체계를 변경했지만 오히려 교통체증을 유발시켜 시민들의 불편을 사고 있다.

▲텅빈 도로

대구시는 당초 범안로 이용차량을 하루평균 5만, 6만대로 예상했지만 실제 통행량은 1만8천여대에 불과, 교통량분산의 기능을 잃었다.

특히 통행료를 받지 않는 달구벌대로-안심구간에 오는 9월부터 통행료를 부과하게 되면 통행이 더욱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

범안로를 이용, 출근하는 이모(36.대구시 동구 방촌동)씨는 "최근 개통된 안심구간의 경우 차량이 거의 없어 매일 아침 혼자서 달린다"며 도로개설의 효용성에 의구심을 나타냈다.

박대녕 대구시 도로과장은 "현재 범안로 통행량이 적은 것은 사실이지만 국우터널 등 다른 도로와 마찬가지로 1,2년이 지나면 당초 예상치에 다다를 것"이라고 말했다.

▲과속…안전 사각지대

통행량이 적은데다 과속무인단속기나 경찰의 단속이 전혀 없어 범안로가 마음놓고 '밟을 수 있는' 아우토반으로 변해 대형사고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제한속도는 80㎞이지만 상당수 운전자들이 100㎞가 넘는 속도로 달리기 일쑤여서 안전사각지대로 전락했다는 지적이다.

이모(26.대구시 수성구 신매동)씨는 "도로상태가 좋고 새벽시간대엔 통행차량도 거의 없어 과속질주하기에 안성마춤"이라며 "종종 150㎞이상 질주를 하지만 한번도 단속된 적은 없다"고 말했다.

대구지방경찰청 관계자는 "차량통행이 적어 단속을 하지 않고 있다"며 "무인과속단속기 설치 계획은 아직 없지만 차량통행이 많아지면 이동식단속기 등을 통해 단속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교통체증

범안로 개통 후 영천에서 동대구IC방향 안심로의 율하 지하철역 삼거리 부근 교통체계가 바뀌면서 극심한 정체를 빚고 있다.

영천에서 동대구IC방향 안심로 편도 4차로 중 2개가 통행량이 적은 범안로 진입 좌회전용으로 지정돼 있고 이용차량에 비해 좌회전 신호시간도 길어 출퇴근시 정체를 더욱 부추기고 있다.

영천방향에서 범안로로 진입하는 좌회전 차로는 좌회전 신호가 작동되고 있어도 텅비어 있는 반면 동대구IC방향 직진차로엔 차량들이 꼬리를 물어 2㎞이상 정체되기 일쑤다

이때문에 좌회전 차로로 운행하던 차량들이 그대로 불법 직진하는가 하면 미처 차로변경을 하지 못한 차량들은 직진차로로 끼어들기를 일삼아 정체의 악순환이 거듭되고 있다.

운전자 이모(56.여.대구시 동구 율하동)씨는 "동대구IC방향 안심로의 경우 직진차로가 3개였지만 범안로가 개통되면서 2개로 줄어 체증이 더욱 심해졌다"며 "좌회전 차로를 한개 줄이거나 직진과 좌회전을 동시에 줘 차량소통을 원활하게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대구지방경찰청 관계자는 "당초 예상보다 범안로 좌회전 차량이 적어 좌회전 차로를 1개 줄이고 직진차로를 3개로 늘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호준기자 hoper@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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