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매일춘추-누구나 리더가 될 수 있다

한 네덜란드인, 거스 히딩크 감독의 리더십이 한국 사회에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IMF 경제위기하에도 한국 사회의 개혁은 여전히 제자리를 맴돌고 있는 시점에서 한 외국인 감독의 지도력이 센세이션을 불러일으키고 있음은 어떤 의미인가?

히딩크의 리더십을 분석해 보면 한국 사회의 병폐를 잘 지적해 주고 있다. 능력보다 학연.지연.혈연.종교 등 각종 연줄로 엉켜있는 사회, 장기적 비전보다 단기적 목적 성취에 급급하여 기본과 원칙에 충실하지 않은 점 등을 들 수 있겠다.

히딩크는 선수들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선수가 잘 뛰어주지 않으면 자기 리더십도 소용이 없다는 사실을 터득하고 있었다. 개인이 가진 가능성을 알아 적재적소에 잘 사용한 점, 정보를 과학적으로 분석 활용하여 선수의 체력 및 능력 향상을 유도한 점, 선.후배간 서열이나 한두명의 스타 플레이보다는 팀워크를 강조한 점 등이 눈에 띈다.

히딩크가 아니었으면 우리는 과연 이 위업을 달성해낼 수 없었을까? 결코 쉽지 않은 과정을 선수들을 믿고 투지와 끈기로서 돌진하여 월드컵 첫승과 16강 진출 목표를 초과 달성, 4강까지 올려놓은 히딩크를 존경한다. 역대 한국 감독들이 못했던 일을 소신대로 밀고 나간 그의 용기에 찬사를 보낸다.

리더가 훌륭한 일을 이루려면 남다른 용기가 필요하다. 히딩크가 보여준 리더십을 본받아 우리모두도 각자 직분에서 리더가 될 수 있다. 학생으로서, 교수로서, 직장인으로서, 부모로서, 아내로서, 자녀로서, 우리가 처한 모든 위치에서 우리 모두가 노력하면 히딩크가 해낸 것 못지 않는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다.

그러나 이를 위해서는 단호한 결단과 투철한 의지, 불굴의 용기가 필요하다. 단지 아는 것에 그치지 말고 행동으로 옮겨야 한다.

한국사회는 진정한 리더의 출현이 절실하다. 우리는 히딩크라는 한 외국인 감독이 한국 국민들에게 보여 준 기쁨과 희열을 맛보면서 제대로된 리더 한사람이 얼마나 큰 일을 할 수 있는지 확실히 경험하지 않았는가?

나는 지난 1년간 미국 남가주대학에서 리더십 교육을 받은 것을 내 인생의 가장 큰 수확으로 느끼고 있다. 한국사회의 각 분야에서 리더십 교육의 활성화가 요망된다. 리더는 태어나는 게 아니고 만들어진다는 사실을 확신하며 리더십 교육에 일조를 하고 싶다.

이상숙 계명대 교수.병리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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