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의 현대미술 전문 화랑인 시공갤러리가 세계 최대 아트페어(미술견본시장)인 '피악(FIAC)2002'에 국내에서 유일하게 참여 화랑으로 선정됐다.
이태(54) 시공갤러리 대표는 "지난달 피악 조직위원회로부터 10월23일부터 28일까지 파리에서 열리는 아트페어에 참가해달라는 요청을 받았다"고 밝혔다. 올해 서울의 몇몇 대형화랑들이 피악에 참가신청을 했으나 탈락하고, 대구 화랑이 선정된 것은 경이로운 일로 받아들여진다.
바젤, 시카고 아트페어와 함께 세계 3대 아트페어로 불리는 피악에는 전세계 170개 유명 화랑들이 참가한다. 대부분 대가(大家)들을 거느리고 있는 유명 화상들이 경영하는 파리 뉴욕 등의 화랑들이고, 아시아 화랑으로는 이스라엘 텔아비브의 드비어 화랑과 시공갤러리 둘뿐이다.
세계적인 작가 이우환씨는 파리에서 이 소식을 듣고 "대구의 크지않은 화랑이 서울 거대 화랑들의 코를 납짝하게 한 한국미술계의 일대 사건"이라며 높이 평가했다.
갤러리측은 "지금까지 피악 아트페어에 지난 98, 99, 2000년 세차례에 걸쳐 최병소 이영배 이강소 등 지역출신의 뛰어난 현대미술가들을 참가시켜 작품성에서 호평을 받은 결과일 것"이라고 밝혔다. 팔리는 작가가 아니라, 예술성에 초점을 둔 작가들을 골라 참가시켜온 것이 이같은 결과를 얻었다는 설명이다.
이강소 이우환 등 세계적인 명성을 얻은 한국 작가들은 물론이고, 최병소씨의 작품은 로버트 드니로, 리차드 기어 등 유명 영화배우들이 얼마전까지 구입을 문의할 정도로 외국 컬렉터들에게 인기가 높다.
지난 92년 대구에서 현대미술 전문 화랑으로 출발한 시공갤러리(중구 대봉동)는 지역에서 볼모지나 다름없던 현대미술의 꽃을 피우고, 신인작가들을 대거 발굴해 대구 미술을 이끄는 화랑으로 성장해왔다.
시공갤러리는 올해 피악에 최병소 이영배 이우환 윤희(조각) 권부문(사진) 등 5명의 작가를 참여시킬 계획이다. 이태 대표는 "내년에는 지역출신작가는 물론, 중국 프랑스 국적의 외국인 화가들을 대거 발굴해 참가할 계획"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박병선기자 lala@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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