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서해교전 北 의도적 공격 파장

정부가 서해교전 사태를 북측의 치밀한 사전계획에 따라 발생한 것으로 판단하고 나서 향후 한반도 정세에 상당한 파장이 미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서해교전에 대한 국방부의 조사결과를 미·일·중·러 등 주변 4강에 통보하고 향후 한반도 정세를 여러모로 분석하며 반응을 주시하고 있다.

◇남북관계

그 동안 서해교전이 우발적으로 발생했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아 왔으나 국방부 조사결과 '의도적인 선제공격'으로 성격이 규정됨에 따라 앞으로 남북관계 냉각기가 상당기간 갈 것을 염려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정부 당국자는 "북한이 다른 장애를 조성하지 않는 한 민간급 차원의 접촉을 유지하면서 남북관계를 정상화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나갈 것"이라면서도 "대화가 안될 때는 과감하게 쉬는 것도 하나의 대책"이라고 밝혔다.

민간 차원의 교류·협력 지속 외에 당국간 대화를 재개할 수 있는 마땅한 수단이 없음을 고민하는 대목으로, 남북 대화가 재개되는 데는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는설명이다.

특히 우리측이 몇 차례에 걸쳐 북측에 사과를 요구했고 북측이 '북방한계선(NLL)문제가 의제로 설정되지 않는 한 회담에 응할 수 없다'고 입장을 취하는 상황에서 남북 양측의 대면 가능성은 적은 셈이다.

◇북미관계

미국측이 서해교전에 대한 북측의 주장도 검토, 대북 특사 파견 계획을 철회했다는 점에서 이번 국방부의 조사결과는 미 행정부의 대북 정책에 일정한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애초 도발 의도에 따라 미국측의 정책 변화가 예상되기는 했지만 국방부의 조사결과 치밀한 사전계획 아래 감행된 선제공격으로 판단된 이상 북한 정권에 회의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는 미국 내 강경파 입지는 한층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북측이 판문점 장성급 회담에 응하지 않은 채 서해교전의 배후로 미국을 지목하면서 비난을 강화하는 상황에서 대북특사 파견 재추진은 좀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한미 대북정책 조율

북측의 의도적 공격에 대한 국방부 조사결과가 발표된 이상 대북정책을 둘러싼 한미간의 입장 조율도 한층 어려워질 전망이다.

결과를 통보받은 미국측은 아직 입장을 표명하고 있지는 않지만 강경한 자세를 취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정부 당국자는 "아직 주말이기 때문에 미국측의 반응은 나오지 않았다"면서도 미국의 대북정책이 한층 강경해질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는 분위기이다.

조속한 북미대화 재개를 강조하는 우리 정부 입장과 '상당한 냉각기가 필요하다'는 미국측의 입장차가 더욱 크게 벌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