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뺑소니 운전자 거의 잡힌다

지난 5일 새벽 2시40분쯤 경산시 중방동에서 직장 회식을 마치고 귀가하던 최모(32) 김모(26.여)씨가 차에 치여 김씨가 숨지고 최씨는 중상을 입었다. 인적이 드문 새벽길, 사고 차량은 그대로 달아났다.

현장에 남은 것은 차의 범퍼 한 조각뿐.수사에 나선 경찰은 부품 조각으로 사고 차량이 검은색 포텐샤임을 밝혀낸뒤 364대의 차량 목록을 갖고 인근 정비공장을이 잡듯이 뒤져 사고 발생 40시간 만에 김모(22)씨를 뺑소니 혐의로 검거했다.

지난달 10일 밤 9시30분쯤 울진 죽변면에서 최모(64.여)씨가 숨진 뺑소니 사고는 목격자는커녕 부속품 한 조각도 없었다.자칫 미해결로 남을 뻔했지만 결정적인 단서가 국립과학수사연구소의 부검 결과에서 나왔다.

숨진 최씨의 상처 부위로 보아지프형 차량에 치였다는 것. 경찰은 인근 지역의 지프형 차량 3천여대를 샅샅이 뒤졌고, 4일만에 운전자 김모(25)씨를 검거했다.

뺑소니 운전자가 잡히지 않을 가능성은 얼마나 될까? 불과 5, 6년전 만해도 50%선에 머물던 뺑소니사고 검거율은 최근들어 80~90%로 높아졌다.

검거 시간에 다소 차이가 있을 뿐 뺑소니 운전자 10명 중 8, 9명은 결국 붙잡힌다는 뜻.올 상반기에 발생한 뺑소니 사고는 대구 520건, 경북 800건으로 49명이 숨지고 1천690명이 다쳤다.

검거율은 대구경찰청90.6%, 경북경찰청 82.9%.경북경찰청의 경우 지난 97년 뺑소니사고전담반을 구성한 뒤 검거율이 50%대에서 80%대로 높아졌다. 수사기법이 과학화되면서 현장에 부품 한조각만 남아있어도 가해 차량을 찾아내고, 사고현장 부근의 휴대폰 통화기록도 수사에 활용된다.

경북경찰청 정태식 교통안전계장은 "현재 남아 있는 미해결 사건 중에도 상당수는 수사에 많은 진척을 보이고 있다"며 "음주나무면허로 인한 사고 처벌보다 뺑소니에 대한 처벌이 훨씬 더 무겁다는 점을 운전자들은 명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무단횡단하는 보행자를 치어 숨지게 한 경우 정상적인 운전자가 종합보험에 가입돼 있다면 재판을 통해 집행유예가 될 가능성이높지만 뺑소니 운전자는 현행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유기징역형을 받게 된다.

김수용기자 ksy@imaeil.com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