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文 전시장 혐의 부인

"아파트 사업승인 등의 선처사례 및 장래 선처청탁 명목으로 권성기 회장에게서 13차례에 걸쳐 9천500만원을 받지 않았느냐"(검사).

"명절 때 인사치레로 3차례에 걸쳐 몇백원씩을 받았을 뿐 인·허가나 공사편의 등 대가성 있는 돈을받지는 않았다"(문 전 시장 및 변호인).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등의 혐의로 기소된 문희갑(66) 전 대구시장에 대한 10일 오후 첫 공판에서 문 전 시장과 변호인은 검찰의 공소내용을 강하게 부인했다.

특히 문 전시장에게 9천500만원을 줬다고 검찰에서 진술한 (주)태왕 권성기(64) 회장이 "명절 때 인사치레로 몇백만원을 줬을 뿐"이라고 말을 바꿔 향후 재판에서 검찰과 문 전 시장·변호인간의 치열한 법정공방이 불가피하게 됐다.

대구지법 제11형사부(부장판사 이내주) 심리로 열린 공판은 문 전 시장과 권 회장에 대한 인정신문에이어 검찰의 공소내용 확인, 변호인의 반대신문 순으로 진행됐다. 문 전 시장은 시종 침착한 표정으로 검찰의 공소내용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문 전 시장은 "권 회장으로부터 사업을 도와달라는 부탁을 받은 적이 전혀 없으며 오히려 대구시정에 협조해 달라는 부탁을 하는 입장이었다"고 말했다.

98년 5월 지방선거 직전 선거캠프에서 2천만원, 2001년 10월 1천만원을 직접 받지 않았느냐는 검찰의 추궁에 문 전 시장은 "캠프에서 2천만원을 받은 것을 선거 후에 알았다. 1천만원을 받은 기억이 나지 않지만 받았다면 당 후원금으로 알고 받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대신문에 나선 문 전 시장의 변호인은 "대구시 발주 공사의 입찰제도로 봐 시장이 공사수주에 간접적으로라도 관여할 수 없다"며 문 전 시장이 받은 돈의 직무관련성을 부인했다.

권 회장도 "문 전 시장에게 공사편의 등 이권을 목적으로 돈을 준 사실은 없고 단지 대구지역 경제인으로서 시장의 어려움을 도와준다는 차원에서 명절 때 인사치레로 돈을 줬다"며 공소내용을 대부분 부인했다.

왜 진술을 번복하느냐는 검사의 추궁에 권 회장은 "조사 당시 회사 사정이 어렵고 50여시간 조사를 받다보니 정신이 혼미한 상태에서 잘못 얘기했다. 죄송하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변호인의 요청으로 김영창 대구시 도시건설국장, 이희태 대구상공회의소 상근부회장, 김주환 전 대구시장 비서관 등을 증인으로 채택했다. 다음 공판은 8월21일 오후 5시 같은 법정에서 열릴 예정이다.

이대현기자 sky@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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