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美증시 추락 배경은…

미국주가가 추락하고 있다.악재는 잇따르고 있으나 경제 내적인 부문과 외적인 부문 모두에서 눈에 띄는 호재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

10일에는 갱년기 여성이 복용하는 호르몬제의 부작용 문제가 불거지면서 제약주 주도로 주가가 크게 떨어졌다.

그러나 호르몬제 부작용 문제는 하나의 계기일 뿐 미국 주가는 언제라도 조그만 계기가 주어질 경우 큰 폭으로 떨어질 잠재성을 안고 있다.

이날 현재 다우지수는 지난해 9·11 테러사건 직후 수준으로 떨어졌으며 나스닥지수는 5년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었다. S&P 500지수 역시 5년만에 최저수준을 보였으며 이날 낙폭 3.40%는 9·11 테러사건 이후 뉴욕증시가 처음으로 개장된 날 보인 낙폭 이후 가장 큰 것이다.

주가 폭락의 직접적인 배경은 몇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기본적으로 기업에 대한 신뢰가 땅에 떨어지고 있고 그 와중에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하켄주 내부자거래설, 딕 체니 부통령이 대표이사(CEO)로 있었던 핼리버튼의 부실회계설 등이 얽히고 설키면서 투자자들 사이에 불안감을 조성하고 있다.

엔론 사태 이후 부실회계관행은 타이코 인터내셔널, 글로벌 크로싱 등 기업에서 최근에는 아델피아, 월드컴, 머크에 이르기까지 많은 기업들에서 속속 드러나고 있다.

임클론이나 마사 스튜어트 리빙 등 기업의 CEO들은 내부자거래 조사를 받고 있는가 하면 타이코 인터내셔널 전 대표는 예술품 구입과 관련한 탈세로 조사를 받고있다.

부시 대통령이 9일 월가에까지 와서 기업에 대한 신뢰감을 회복시키기 위한 여러가지 복안을 내놓았으나 시장 참여자들은 실망감을 나타내면서 매물들을 대거 내놓고 있다.

부시안에 대해 민주당이 신뢰를 보내지 않고 있고 투자자들은 현 정부와 민주당의 힘겨루기의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 모르기 때문에 투자를 주저하고 있다.

환율도 큰 문제다.달러화가치는 9개월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지면서 미국내 투자자금의 외부이탈을 부채질하고 있다.

거시지표와 국민들이 느끼는 체감경제간 괴리감도 투자를 주저하게 하는 요인이다미국의 국내총생산(GDP)이 1/4분기에 6.1%나 올랐다고는 하지만 실업률은 5.9%로 올라갔고 지난달에는 기대했던 만큼의 고용창출도 이뤄지지 않았다.

기업수익도 마찬가지다.분기 중간에 실적악화 경고공시를 하는 기업 비중은 낮아졌지만 당초 기대했던 실적 호전은 나타나지 않고 있으며 실제 기대치까지 감안하면 현재 기업실적은 마이너스의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

그 와중에 많은 기업들의 분식기장 사실이 드러나면서 이제 이익을 냈다 해도 그것을 말 그대로 받아들이기 힘든 상황까지 치닫고 있다.

중동사태, 테러에 대한 불안감도 주가하락에 한 몫을 하고 있다.중요한 기념일만 되면 잇단 테러경보가 나오면서 투자심리를 위축시키고 있는것도 사실이다.

앞으로의 주가 흐름을 단정적으로 판단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10일 주가가 폭락한 후 장후 거래에서는 인터넷미디어기업인 야후가 7분기 만에 이익을 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기술주를 중심으로 주가가 전반적으로 크게 올랐다.

그러나 최근 주가가 간헐적으로 반짝 장세를 보였다가 계속 급한 하강 양상을 보였다는 것을 감안하면 주가의 꾸준한 상승을 기대하는 것은 당분간 힘들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서머랠리를 기대하고 있기는 하나 기업에 대한 신뢰가 회복되고 실제 기업수익이 호전되기 전까지는 주가가 오를 것으로는 예상되지 않는다는 것이 일반적인 분석이다.

더구나 너무 설익은 것으로 일축되고 있기는 하지만 최근 미국 금융위기설까지나돌고 있어 뉴욕증시 환경은 별로 좋지 않은 것으로 인식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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