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산객들이 즐겨찾는 대구시 수성구 월드컵경기장 주변 야산에 당국이 월드컵대회 경비용 임시헬기장을 만들면서 정상과 그 일대 및 등산로 곳곳에 수백그루의 나무를 마구 뽑아내거나 베어낸 뒤 그대로 방치해 복구가 시급한 실정이다.10일 오후 월드컵 경기장 뒷산 정상 부근.
아카시아 나무가 숲을 이뤄 장관을 이뤘던 이곳엔 지난 5월 월드컵경기장 경비 군부대 임시헬기장이 들어서면서1천평 정도 부지의 아카시아, 소나무 등 400여그루가 잘리거나 뽑혀나가 어지럽게 흩어져 있었다.아카시아 수백그루는 뿌리째 뽑혀있었고 지름 20cm정도의 100여그루는 밑둥이 잘리거나 토막난채 수북이 쌓여 있었다.
등산객 서모(59·대구시 수성구 시지동)씨는 "이곳엔 평소 아카시아숲이 우거져 등산객들에겐 인기있는 쉼터였다"고 말했다. 해발 485m의 정상과 등산로 곳곳에도 톱으로 잘린 듯한 지름 10~15m 소나무 100여그루가 여기저기 널브러져 있었다. 특히 경비용 장비 운반을 위해 등산로 옆 소나무를 마구 잘라내 한 사람이 지나갈 정도였던 등산로가 2m정도의 '대로'가 돼 버렸다.
김모(55·수성구 범어동)씨는 "월드컵대회 못지않게 자연을 보호하는 것도 중요하다"며 "주민들의 도심속 휴식처인 만큼 원상태로 복원이 어렵다면 훼손된 곳을 친환경적으로 정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 관계자는 "월드컵대회 경비를 위해 전술적으로 가장 중요한 위치에 임시헬기장을 설치한 것"이라며 "유시버시아드 등 국제대회에 대비, 헬기장을 계속 사용해야 하는 만큼 훼손된 지역을 자연친화적으로 정리하고 관리하겠다"고 말했다.
이호준기자 hoper@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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