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院구성'은 나눠먹기식

국회가 11일 16개 상임위원장을 확정하고 각 상임위에 의원을 배치함으로써 원(院)구성을 가까스로 매듭 지었다.그러나 한나라·민주 양당소속 의원들 사이에서 "당 지도부가 나눠 먹기식으로 상임위원장을 배정했다"는 비난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것은 귀담아 들을 필요가 있다.

이들 비판적인 의원들이 "당규에 따라 의원들의 상위를 배치하면 되는데 왜 당지도부가 임명하느냐"고 반발, 이게 3김식 나눠먹기와 무엇이 다르냐고 항변하는 것도 어느 일면 이해할 만하다는 생각도 든다.

한나라당의 경우 지난 2월 개정된 당규에 따르면 '상임위원장은 의원총회에서 선출한다'고 돼 있는데도 지금까지 해왔던 그대로 당 지도부가 나눠먹기식으로 상임위원장을 임명하고 의원들의 상임위 배치 또한 하향식(下向式)으로끝냈다면 정치개혁 의지의 실종으로 지적받아 마땅한 것이다.

민주당 또한 충청권과 비주류를 달래서 내분을 봉합하는 정치적 배려에만 신경을 쓰다보니 상임위원장 배정에서 3선이상 중진이 재선급에게 밀리는 이변이 빚어진 것은 굴절된 우리 정치의 일면을 드러낸 것이라 볼 수 있다.

의원들의 상위 배정은 무엇보다 전문성이 우선시 돼야한다. 그럼에도 전문성과는 전혀 상관없이 이적 의원들에 대한 논공행상으로,또 대선을 앞둔 지역 안배 형식으로 상임위를 나눠버린다면 그것은 국회의 저질화를 자초하는 것이다.

이런 측면에서 전혀 자신의 전문성과는 관계없이 이번에 위원장으로 선임된 건교위, 교육위, 보건복지위, 문광위,환경노동위원장이 앞으로 원활하게 상위를 이끌어 나간다는 보장은 아무데도 없다는 것을 지적지 않을 수 없다.

이번 원(院) 구성을 앞두고 건교위나 산자위 같은 노른자위 상위는 문전성시 였고 환경노동위나 법사위는 한산했다는 사실만해도 우리국회의수준을 짐작케 한다.

더구나 의장선출과 상위배정을 둘러싸고 못담을 폭언까지 오갔음에랴. 참 부끄럽다. 국회는 국민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지 개인의 영달을 위한것이 아님을 다시한번 상기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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