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야고부-'삶의 희망' 원인화석

흔히 대화(對話)나 전달의 의미로도 사용하고 있는 커뮤니케이션을 엄밀하게 보면 '의사소통(疏通)을 통해 이해에 도달하는 과정'이다. 단순하게 의사소통만을 한정해서 접근하면 개나 호랑이 등 동물간에도 이것은 이루어진다.

동물과 인간간의 관계는 어떨까? 최소한의 의사(意思)전달은 가능하다는 점에서 단순한 커뮤니케이션은 이루어진다고 볼 수 있다.

인류와 동물이 분화(分化)할 즈음의 커뮤니케이션은 '소리'가 매개였다는 추정이다. 커뮤니케이션의 기원(起源)을 개가 짖는 '멍멍'이나 쓰라린 고통의 소리인 '푸푸'에 두는 것도 이런 상황을 염두에 둔 분석이 아닌가 싶다.

▲인류와 동물을 확연하게 구별할 수 있는 2대사건은 인간의 직립보행과 문자의 발명이다. 인간이 두발로 서는 순간 세계가 너무 넓게 보였을 것이고 머리 속은 사고(思考), 사유(思惟) 등으로 현대인이 고민하는 복잡한 상황으로까지 내모는 시발이었다.

행동반경도 네다리 시대와는 비교가 안될 정도로 달라졌다. 가슴이 뛰는 상대방을 뒤에서 껴안을 수도 있고 눈빛을 담아 바라보면서 입맞춤하는 애정표현도 가능해졌다. 무엇보다 혁명적인 변화는 가슴을 맞대고 사랑이 가능한 체위(體位)라고 할 수 있다. 네발로 걷는 동물은 감히 흉내낼 수 없는 애정행위다.

▲700만년전 원인(猿人)의 두개골 화석(化石)이 발견돼 인류진화에 대한 기존학설이 다시 쓰여지게 됐다. 프랑스 프와티에 대학 연구팀이 2001년 아프리카 중부 차드 공화국에서 발견한 '투마이'화석은 특히 두가지점에서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우선 인류가 500만~700만년전에 원숭이에서 분화됐다는 기존학설과는 달리 인류와 원숭이의 분화는 최소한 700만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다는 점이다.

또 '투마이' 등장으로 동부아프리카인 사바나(열대초원)에만 원인이 존재했다는 지금까지의 학설도 아프리카 전역에 원인이 살았던 것으로 수정해야 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인간과 챔팬지의 관계를 구명(究明)할 수 있는 화석이름인 '투마이(toumai)'는 '삶의 희망'이라는 뜻이라고 한다.

▲인간이 동물과 다른 점은 '삶에 대해 반성(反省)을 할 줄 안다는데도 있다. 어떻게 살았는가 하는 물음에 뒤돌아 보는 사람은 발전 가능성이 엿보이고 사회에 기여할 수 있다는 게 동.서양의 공통된 시각이다.

개떡같이 자기자식이나 챙기고, "총리가 될 줄 알았으면 자식의 국적 포기를 하지 않았을 것이다"라는 말도 서슴지 않는 지도자가 판치는 우리사회는 어떻게 보면 '삶의 희망'을 원천봉쇄하는 사회다.

좀 잘난 사람의 아들은 이유야 어떻든 군에 안가고, 권력만 잡았다 하면 물질확보에 눈이 새빨간 이런사회는 '사는 희망'이라는 말을 꺼내기조차 두렵다.

최종진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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