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한나라당의 지방선거 당선자대회에서 조해녕 대구시장은 "이번 지방선거에서 대구는 한나라당 후보가 단체장과 의원을 모두 차지했다"고 자랑했다.
지난 16대 총선의 한나라당 영남 싹쓸이의 재현이었다. 경북과 부산.경남, 울산도 한나라당의 절대 우세로 끝이 났다.
영남 석권의 결과 내달 8일 예정된 영남의 재.보선지역(부산 진갑, 해운대 기장갑, 마산 합포) 한나라당 공천 경쟁률은 15대1까지 올라갔다.
◈ 목소리 높일 의원 없어
TK를 포함한 영남의 지지 덕분에 지역의원들은 당직의 일정부분을 차지한다. 당직 개편때마다 사무총장,원내총무, 정책위의장, 대변인 중 한자리는 언제나 TK 몫이다. 이회창 후보의 대선기획단에도 영남 사람이 주를 이룬다. 이 탓에 수도권 일부 의원들은 "한나라당이 영남당이냐"고 불만을 터뜨리기도 한다.
지역 의원들에게는 "연말대선에서 얼마나 득표율을 높이느냐"가 관심거리다. 이기는 것은 당연한 일이고 얼마나 격차를 벌이느냐가 관건이다. 이 후보를 만나는 지역 의원중에는 "대선에서 전국 최고의 득표율을 올리도록 하겠다"고 장담하는 이도 있다.
그러나 대구.경북의 한나라당 지지에 대해 이 후보를 포함한 한나라당 의원들은 "반 DJ 정서에 따른 반사이익이 적지않다"고 인정한다. '반 DJ 정서'를 덮을 변수가 생기면 언제든지 바뀔 수가 있다는 것은 민주당 노무현 후보가 한때 증명해 보이기도 했다.
"DJ에 대한 반감으로 한나라당을 선택한다"는 지역 투표성향을 인정하는 한나라당 지도부의 마음은 "지금 이대로만 가자"는 것이다. 그래서 행여 TK지역에서 불필요한 갈등이 생기지 않을까 살핀다.
반사이익을 인정하는 일부 TK 의원은 "겉으로는 대구.경북이 당의 핵심인 듯 보이지만 실제와는 거리가 있다"고 토로하기도 한다. '한나라당 말뚝만 박아도 되는' 판에 "나 아니면 지역이 흔들린다"고 당내에서 목소리를 높일 의원이 없다는 지적이다.
◈부산.경남은 입지 달라
같은 영남이라도 부산.경남과 대구.경북의 당내 입지는 조금 다르다는 주장도 있다. 이 후보와 한나라당에 대해 심심찮게 쓴소리를 하는 김영삼 전 대통령은 부산.경남지역에 대한 한나라당의 긴장을 늦추지 않게한다. 그러나 TK에서 '반 이회창'을 강하게 내세우던 김윤환 민국당 대표의 목소리는 요즘 잦아들고 있다.
지난 최고위원 선출 전당대회에서 당초 1등을 하리라던 예상을 깨고 강재섭 의원은 4위에 머물렀다. 경선후 5위로 당선된 박희태 의원은 소감을 묻는 질문에 "강재섭 의원이 얼마나 기분 나쁘겠나"라고 자신의 심정을 간접 표현했다. 한나라당에대한 지역의 전폭지지가 지역 의원의 위상을 얼마나 높이고 있을까.
서영관기자 seo123@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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