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최원석의 영화속 과학이야기-개미

애니메이션 '개미'는 디즈니에서 '알라딘', '라이온 킹', '미녀와 야수' 같은 작품으로 실력을 인정받은 제프리 카젠버그가드림웍스로 옮긴 후 내놓은 야심작이다.

이 영화는 색채와 인물 표정 묘사가 뛰어나고 캐릭터 설정 때부터 목소리 연기자를 미리 고려해 제작함으로써 캐릭터의 외양이나 성격을 목소리 배우와 비교해 보는 재미를 선사하고 있다. 디즈니의 '벅스 라이프'가 어린이들을 위한 작품이라면, '개미'는 좀 더 무거운 주제와 분위기를 나타냄으로써 어른들까지 즐길 수 있는 애니메이션이라고 할 수 있다.

개미는 다른 곤충들과 같이 머리.가슴.배 3부분으로 나눌 수 있으며 머리는 크고 여러 형으로 돼 있다. 영화에서는 개미를의인화시키면서 가슴에 한 쌍, 배에 두 쌍의 다리가 있는 것으로 그렸지만 진짜 개미는 3쌍의 다리가 모두 가슴에 붙어 있다.

또한 눈동자가 있는 눈 2개가 있는 것이 아니라, 겹눈과 3개의 홑눈을 가지고 있다. 소리는 영화에서처럼 입이 아니라 미세한 가로줄로 된 발음기를 앞마디의 뾰족한 가장자리와 마찰시켜 낸다.

Z의 친구인 전투 개미가 땅을 파면서 자신의 근육을 자랑하는 장면이 있는데 잘못 설정한 것이다. 개미와 같은 곤충은 외골격이어서근육이 골격 속에 있으므로 자랑하며 보여줄 수 없다. 가장 잘못된 설정은 일개미인 Z가 수캐미라는 사실이다.

개미의 알은 수정되면 암컷(여왕, 일개미, 병정개미)이 되지만, 수정되지 않으면 수컷(수캐미)이 돼 수주 또는 수개월만 산다. 수컷들은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일하지 않기 때문에 일개미와 병정개미는 모두 암컷이라야 한다.

바에서 Z와 그의 친구가 진딧물 맥주를 마시는데, 이것은 진딧물이 분비물을 개미에게 줌으로써 개미에게서 외적으로부터의 보호를 받고 있는 공생관계를 나타낸 것이다.

영화 '스타쉽 트루퍼스'의 전투 장면을 연상케 하는 흰개미와의 전투 장면을 보면 흰개미는 개미와는 다른 괴물로 묘사돼 있다. 흰개미는 말이 개미이지 개미보다 바퀴벌레에 가까운 곤충이다. Z와 발라 공주가 물방울에 갇혔다가 아래로 떨어져 물방울에서 탈출하는 장면이 있다.

물이 방울지는 것은 표면적을 작게 하려는 표면장력이 작용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나뭇잎 위에는 방울이 지는데 흙 위에서는 방울지지 않는 이유가 무엇일까. 단순히 흙에 떨어질 때 받는 충격 때문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이는 잘못이다.

흙에서 물방울이 터진 것은 흙이 물분자를잘 끌어당기는 반면 잎은 표피의 왁스층 때문에 물분자를 밀어내기 때문이다. 유리도 물분자를 잘 끌어당기기 때문에 시험관에 물을 넣게 되면 벽면을 타고 올라가게 되며, 유리판 위에 물을 떨어트리면 퍼지게 된다. 이처럼 물질이 섞이거나방울지는 현상은 분자간의 인력으로 설명할 수 있다.

구미진평중 교사. nettrek@chollian.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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