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고3생들의 알찬 방학나기

대부분 학교에서 기말시험이 끝났다. 그러나 고3 교실은 숨돌릴 틈이 없다. 방학은 휴식의 기간이아니라 1학기때 배운 내용을 다시 정리하고 다지면서 자신의 취약 과목을 보충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 따라서 방학을 앞둔 요즘은 시간 관리를 어떻게 하고 학습 계획은 어떻게 세울 것인지 구상하느라 바쁜 시기다.

여름방학이 끝나고 나면 수험생 개개인의 입시 결과를 거의 예측할 수 있다고 입시전문가들은 말한다. 그만큼 여름방학을 어떻게 보내느냐가 중요하다는 얘기다. 알찬 방학 나기가 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전문가들의 견해를 종합해본다.

♣수능시험의 특성을 파악하라

고3생들은 대부분 1학기 동안 주로 교과서와 참고서를 중심으로 기본 개념과 원리를 이해하는 데 학습의 중점을 뒀다. 그 과정에서도 연습문제나 실전문제를 풀기는 했겠지만 전 영역에 걸쳐 수능시험의 특성과 성격을 제대로 파악할 정도는 아니다.

입시전문가들은 여름방학을 앞둔 지금 시기에 최근 3년간의 수능 문제를 반드시 풀어보라고 충고했다. 실제 수능 문제를 풀어봄으로써 수능시험의 전반적인 흐름을 이해할 수 있고 감각적 체험을 통해 난이도와 과목별 중점사항, 출제 경향 등을 파악할 수 있다는 것.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지난 9일 '2003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시행계획'을 공고하면서 "올 수능 난이도는 적정수준에맞추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원칙을 거듭 확인했다.

이는 지난해 수능 점수 폭락을 주도했던 언어와 수리 영역을 다소 쉽게 출제하겠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섣부른 얘기지만 올 수능시험의 난이도가 2001학년도(상위 50% 평균 100점 만점 기준 84.2점)와 2002학년도(67.5점) 난이도의 중간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면 총점 400점 만점에 20~40점 정도 쉽게 출제될 전망이다.

그러나 수능시험의 난이도에 너무 민감하게 반응할 필요는 없다. 수험생들은 대개 시험이 어려우면 큰 일이고, 쉬우면 다행이라고 생각하지만 입시가 상대평가라는 점을 생각하면 쉽고 어렵고에 별 관계가 없는 것이다. 오히려 자신의 실력을 시험에서 얼마나 충실하게 발휘할 수 있느냐가 성패의 관건이 된다.

지난해처럼 특정 영역이 어려울 경우 그 영역의 가중치 부여 정도는 합격의 핵심 관건이 될 수 있다. 다른 영역에서 다소점수를 못 받아도 한 두 영역의 가중치 혜택으로 합격할 수 있는 학과도 많았다.

그러나 전영역에 걸쳐 쉽게 출제될 경우 가중치를 부여해도 큰 차이가 나지 않는 경우가 많으므로 총점 관리가 중요해진다. 일단 전 영역에 걸친 총점 관리에 유념하면서 자신이 지원할 대학의 영역별 반영 특성을 살펴 영역별 대비를 특화한다면 수능시험의 난이도 걱정을 덜 수 있을 것이다.

♣실천 가능한 계획을 세워라

수험생들은 방학을 앞두고 대개 지나친 기대에 빠지는 경향이 있다. 취약 과목을 보충해 성적을 올릴 수 있는 마지막기회라는 생각에 조급해져 과욕을 부리는 경우가 다반사다.

그러나 여름방학은 계절 특성상 지속적으로 공부에 매달리기가 힘든다. 일단 방학을 1학기 동안 지친 몸과 마음을 쉬면서 부족한 부분을 다소 여유 있게 보충할 수 있는 시간으로 생각하는 자세를 갖는 게 좋다.

많은 수험생들에게 여름방학은 기회와 약진의 시기가 되지만 반대로 확정적으로 포기하는 기간이 되기도 한다. 이는 무리하게 계획을 세웠다가 며칠 못 가서 무리가 생기고, 다시 계획을 세웠다가 포기하고 하는 식으로 소중한 방학을 탕진하기 십상이기 때문이다.

실천 가능한 계획을 세우고 알차게 시간관리를 하는 수험생만이 최후에 웃을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계획을 여유 있게 세우고 차질 없이 실천해 성취감을 쌓으면 오히려 목표에 앞서 도달할 수 있다. 여기서 생기는 자신감은 더 많은 성취를 불러온다. 시험에도 적극적이고 긍정적인 자세를 갖게 만든다.

♣취약 과목을 중심으로 교과서를 정리하라

2학기에는 대부분 수험생들이 실전문제 풀이 위주의 학습을 한다. 그러나 과목별로 기본 개념이나 핵심 원리가 제대로 정리돼 있지 않으면 문제풀이는 생산성이 없다. 기초가 부실하면 아무리 많은 문제를 풀어도 쉽게 점수와 연결이 되지 않는다. 방학 동안 반드시 교과서를 다시 정리해야 한다.

교과서가 중요하다는 것은 알지만 막상 책을 펼치면 너무나 막연하기 때문에 어떻게 공부를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어려움을 호소하는 수험생이 많다. 이런 학생들은 단계적으로 공부를 진행할 필요가 있다. 먼저 교과서의 전체적인 흐름을 중시하며 차근차근 읽어본다.

이해가 안 되는 용어나 개념이 있으면 밑줄을 친다. 그런 다음 참고서와 교과서를 같이 읽으며 기본 개념과 원리를 다시 음미하며 확인한다. 어느 정도 이해가 되면 관련 실전 문제를 통해 학습 내용을 심화시키고 응용력을 기른다. 이런저런 방법을 다 동원해도 갈피를 잡을 수 없고 막막할 때는 교과 담당 선생님과 상담해 학습방법에 대한 도움을 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방학 동안에 모든 과목을 다 완성할 수는 없다. 자신이 희망하는 대학의 전형요강에서 반영 영역과 가중치 부여 여부, 그 비중 등을 확인한 뒤 특히 부족한 과목을 집중적으로 보충할 계획을 세워야 한다. 자신 있는 과목이라도 취약한 단원은 있게 마련이다. 이 역시 집중적으로 보충하는 것이 좋다. 나머지 과목에도 적절하게 시간을 할애해 전체적인 균형과 감각이 유지되게 해야 한다.

재수생은 특히 여름방학 동안에 교과서를 다시 정리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1학기 동안 학원 수업이 주로 참고서 위주로 진행돼 교과서에 그만큼 소홀했기 때문이다. 교과서를 무시하고 문제 풀이에만 매달릴 경우 모의고사에서는 성적이 잘 나오지만 실제 수능시험에서는 기대만큼 점수가 안 나오기 쉽다.

♣학원 수강이나 과외는 신중하라

수험생들은 물론 학부모들조차 취약 과목 보충을 학원 수강이나 과외로 해결해보려는 경향이 있다. 학원 수업과 과외는 잘 활용하면 도움이 되지만 자칫 잘못하면 몸만 바쁘고 실효를 거두기가 어렵다. 해마다 방학때 학원에서 거의 모든 과목을 수강하는 학생들이 있는데 좀체 좋은 결과를 거두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듣는 수업에 몰두하다보면 수박 겉핥기가 되기 쉬워서 아는 것 같지만 막상 문제를 대하면 풀 수가 없다. 고3생들은 가능하면 학교 수업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되 학원에 가더라도 효과를 볼 수 있는 한 두 과목으로 한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사회탐구, 과학탐구 등은 여러 과목을 패키지로 묶어서 강의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 효과에 대해서도 전문가들의 평가는 신통치 않다. 한번에 해결하기보다는 과목별로 부족한 부분을 집중적으로 보충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것이다.

♣건강관리에 유념하라

입시는 흔히 마라톤에 비유된다. 그만큼 긴 레이스를 펼쳐야 한다. 여기서 관건이 되는 건 마지막 순간까지 변함 없이 버틸 수 있는 체력이다. 여름방학 동안 건강 상태를 다시 한번 살피는 게 좋다. 치료가 필요하다면 비교적 여유가 있는 방학 때 끝내야 한다. 적절한 운동을 통해 체력을 쌓는데도 방학이 적기다.

학부모들도 여기에는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일방적으로 몰아붙이기보다는 적당히 쉬게 하고 몸 상태가 나빠지지 않도록 돌봐주는 게 최선의 역할이다. 특히 아침밥을 거르는 수험생이 있다면 방학 동안 반드시 아침을 먹는 습관을 갖도록 하는 게 좋다.

아침 식사를 하는 수험생의 성적이 좋다는 사실은 여러 연구를 통해 잘 알려져 있다. 아침 식사를 거른 학생은 허기 때문에 오전 수업에 집중하기가 어렵고,점심을 먹고 난 오후 시간에는 졸음을 견디기가 더 어렵다.

글.김재경기자 kjk@imaeil.com

도움말:일신학원 진학지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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