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균평전
홍길동전의 저자로 알려진 허균. 그는 시대에 앞서 자유로운 삶을 추구했던 조선시대 비운의 지식인이었다. 지은이 허경진(연세대 국문과 교수)씨는 한문학자답게 허균 작품에 대한 면밀한 해석과 인용을 토대로 그의 생애를 면밀하게 살피고 있다.
이 책에는 소외된 백성의 입장을 피력해온 그의 정치사상뿐만 아니라, 수많은 논설과 한시.소설 등 문학작품의 해설과 분석을 통해 대문장가로서의 허균을 조명했다. 저자가 허균의 격렬한 생애를 차분하면서도 객관적인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다는게 흥미롭다. 돌베개 펴냄.
■모기
여름이면 우리를 가장 공포(?)에 떨게 하는 것은 뭘까. 윙윙거리며 우리 주위를 돌아다니는 모기가 아닐까.
세계적인 모기 전문가 앤드루 스필먼과 퓰리쳐상을 수상한 저술가 마이클 디 안토니오는 모기에 대한 백과사전을 펴냈다. 모기의 탄생과 짝짓기, 흡혈과정, 죽음 등의 생태, 인류역사를 위협한 사례 등이 실려있다.
모기는 2억년전부터 동물이나 인간의 몸에 붙어 기생해 왔지만, 매년 수백만명의 목숨을 앗을 정도로 해로운 곤충이다. 우리와 가장 친숙한(?) 일본 뇌염모기에 대한 얘기가 없고 서양 모기만 나열돼 있지만, 전체적으로 재미있는 책이다. 해바라기 펴냄.
■플로이드의 오래된 집
건설노동자 출신 아버지와 화이트컬러 아들. 부자의 화해와 이해과정을 그린 감동적인 책이다. 뉴욕타임스 칼럼리스트로 활동하는 존 마르케제는 아버지와 함께 낡은 집을 쾌적한 보금자리로 고쳐나가면서 일어나는 사건을 썼다.
처음에는 보기에 안쓰러울 정도로 성격이 맞지 않았던 두 사람은 차츰 힘을 합해 일을 해나가게 되고 조금씩 서로를 이해하고 된다. 무심한 관계로 끝내기 쉬운 아버지와 아들이 사랑을 찾아가는 얘기다. 뜨인돌 펴냄.
■인생의 황혼에서
'땅으로 돌아가자'는 기치 아래 자연과 조화를 이루는 삶을 추구했던 헬렌 니어링(1904∼1995)이 90세때 쓴 명상집이다. 그녀는 늙는다는 것과 죽음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타고르, 위고, 슈바이처, 키케로, 톨스토이 등 240여명의 인물들이 남긴 빛나는 글과 말을 인용하는 방식으로 적고 있다.
책 전반부는 아름다운 노년을 위한 글이고 후반부는 죽음을 향해 보다 편안하게, 그리고 당당하게 다가가려는 노력을 위한 글이다. 그 중 '존경받는 노년은 아주 큰 권위를 갖고 있기에, 젊음이 누리는 온갖 즐거움보다도 한층 값지다'는 키케로의 말이 눈길을 끈다. 민음사 펴냄.
박병선기자 lala@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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