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빚 급증 등으로 법원에 개인(소비자)파산을 신청하는 사람들이 크게 늘고 있다. 15일 대구지법 파산부에 따르면 지난 2000년엔 개인파산 신청건수가 15건에 불과했으나 2001년엔 36건, 올들어서는 6월말까지 20건에 이르는 등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또 개인파산에 관한 문의전화가 하루 20여통씩 걸려오고 있으며 법원에 직접 찾아와 상담하는 사람도 하루10여명에 이르고 있다. 개인파산 신청 급증은 전국적인 현상으로 서울 경우 올 상반기 중 개인파산 신청이 182건으로 지난 해 같은 기간 130건에 비해 40%나 늘어났다.
개인파산을 신청하는 사람은 대부분이 30~40대 가장으로 경기회복을 체감치 못하는 서민가정 경제의 붕괴를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개인파산 신청이 느는 가장 큰 원인은 무엇보다 카드빚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대구지법 파산부 관계자는"얼마 전까지는 파산 신청인들이 빚을 진 곳이 금융기관, 개인, 사채업자 등으로 다양했으나 최근 들어서는 카드빚을 갚지 못해 신청하는 경우가 80~90%에 달한다"고 밝혔다.
실제 신용카드 사용액을 포함한 가구당 대출액은 지난 3월말 기준 2천510만원으로 지난 해 말에 비해 180만원(7.7%) 증가했다.
특히 올 1분기의 신용카드 현금서비스와 카드론 증가액은 4조1천268억원으로전분기(7천302억원)의 5.6배에 달했다. 또한 신용카드 결제대금 연체로 인한 신용불량건수가 5월말 기준으로72만6천745건으로 지난 해 말 58만5천23건에 비해 24%나 늘었다.
개인파산 업무를 담당하는 법원도 가급적 많은 사람들이 면책 결정을 받을 수 있도록 수용하는 추세다.대구지법 한 관계자는 "면책을 무조건으로 다 해주겠다고 해석하는 것은 곤란하나 카드빚 문제 등 사회 구조적으로희생된 개인 파산자에게는 가능한 면책을 해주도록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
◇ 개인파산이란 = 빚을 갚을 능력이 없는 사람들이 법원에 신청하는 제도. 파산자로 인정되면 빚을 갚을 의무가 사라지지만 금융기관과 일체의 금융거래를 할 수 없는 등 제약이 따른다. 개인파산은 금융시장에서 '사망선고'를 받는 셈이다.
이대현기자 sky@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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