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모증 환자를 치료하는 의대 교수가 '삭발'했다.국내 탈모치료 분야의 권위자인 경희의료원 피부과 심우영(45) 교수.
'정상인'들은 느낄 수 없는 탈모환자만의 고통을 직접 느끼고 환자들에게 열린 마음으로 다가가 의사와 환자 사이의 벽을 허물기 위해 지난 4월말 머리를 '빡빡' 밀어 버렸다.
10여년간 탈모환자들을 진료해 온 심 교수는 그들이 '머리카락이 빠지는 것' 이상의 아픔, 즉 주변사람들의 이상한 시선으로 인한 사회·심리적 고통으로 자신감까지 상실하고 있음을 절감했다.
환자들이 의사인 자신에게조차 마음의 문을 다 열지 않는 듯했고, 제한된 진료시간으로 충분한 상담을 해주지 못한 것도 마음에 걸렸다.
그러던 중 올해초 한 젊은 환자가 상담을 하다 대성통곡하는 것을 보고 "이들의 심정이 어느 정도길래 이토록 절박할까"라고 생각한 심 교수는 그들의 심경을 직접체험할 목적으로 삭발을 결심하게 됐다.
삭발한 지 두달이 넘었지만 아직도 짧은 머리카락 길이가 1.5㎝에 불과해 한동안 주변의 시선도 부담스럽고 머리를 가리려 쓴 모자도 흐르는 땀으로 불편하기만 해 가발을 쓴 환자들의 심정이 어느 정도 이해되기도 했다.
삭발 이후 환자들은 물론 동료들도 "왜 그랬느냐. 그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느냐"며 묻기도 했지만 의사는 단지 치료를 하는 것뿐 아니라 환자들과 함께 해야 한다는 생각때문에 가벼운 미소로 답했다.
심 교수는 15일 "어차피 탈모로 고민하는 사람들을 위해 평생을 살아야 하는 의사로서 어떤 방식이든 그들의 고통을 조금이나마 느껴보는 것도 의미있지 않겠느냐"며 환히 웃었다.
심 교수는 "탈모증은 원인도 명확하지 않은데다 쉽게 재발해 조급한 마음에 곧잘 포기하곤 한다"며 "전문가를 믿고 6, 7개월가량 꾸준히 치료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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