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급해진 盧...선대위 조기구성 요구

8·8 재보선 이후를 겨냥한 민주당 노무현 대통령 후보 측과 반노(反盧) 측간 신경전이 불붙고 있다.

노 후보 측은 지난 12일 노 후보가 참석한 가운데 대선기획단 회의를 열어 오는 8월말까지 중앙선거대책위 구성방침을 확정했다. 당과 협의해서 선대위 구성시기를 정하되 늦어도 8월말까지는 구성해야 한다는 것이 노 후보 측의 결론이다.

비주류 측은 이에 대해 "노 후보가 여러차례 공언한 재보선 후 후보 재경선 약속과 다른 얘기"라면서 반발하고 있다.

노 후보 측이 이처럼 대선체제 구축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은 사실상 재경선 논란이 다시 불거지기 전에 노 후보 체제를 굳히겠다는 전략의 일환이다.

노 후보 측이 다급해진 이유는 이한동 전 총리가 비주류측이 추진하고 있는 '제3후보론'과 맞물려 대안으로 급부상하고 있기 때문. 특히 이 전 총리의 최근 행보를 볼 때 노 후보 측은 이 전 총리의 민주당 입당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판단,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 전 총리가 재보선을 전후한 시점에 입당할 경우 재경선 후보로 등장할 가능성이 높은 게 사실이다.

반노 진영의 한 관계자는 "재경선은 민주당의 외연확대라는 큰 틀 속에서 치러져야한다"면서 "그런 점에서 중부권 출신의 보수적인 성향인 이 전 총리는 여러가지 조건을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노 후보 측이 지난 12일 대선기획단회의를 가지면서 내부결속을 다지고 중앙선대위 조기구성을 촉구하고 나선 것도 사실은 제3후보의 등장같은 당내기류에 대비한 것이다.

사실 지난 4일 거국중립 내각을 요구한 노 후보의 긴급 기자회견은 사실상의 '마이웨이 선언'이다. 노 후보 측은 이 때부터 당의 외연확대보다는 노 후보의 색깔을 강화하는 방향의 대선전략을 구사하기 시작했다. '재경선을 하겠다'고 공언하고 나섰지만 노 후보측의 기류는 재경선은 있을 수 없다는 것이다.

노 후보 측에서는 "8·8 재·보선 이후 재경선을 하자는 것은 사실상 후보를 교체하자는 것으로 그런 주장을 하는 세력과는 같이 갈 수 없다" 는 주장까지 흘러나온다.

결국 노 후보는 재보선 이후에 있을 후보재경선 주장이나 책임론 공세 등에 적극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노 후보체제 굳히기에 나선 것이라는 지적이다.

그러나 향후 상황이 노 후보 측의 뜻대로 진행될지는 불투명하다. 선대위 구성은 물론 재보선 공천과정에서도 노 후보의 뜻은 번번이 특대위에 의해 거부당하는 등 벌써부터 노 후보의 입김이 먹혀들지 않고 있다.

서명수기자 diderot@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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