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슬산의 남동쪽 끝자락에서 53년의 역사를 자랑하며 2천561명의 졸업생을 배출했지만 학생들이 계속 줄어드는바람에 지난 98년 문을 닫은 각북초교(청도군 각북면).
곳곳에 폐교 흔적이 그대로 남아있지만 이제는 생활 도자기를 만드는 비슬 도예원으로 변했다.교실 2층은 학생들이 도자기를 직접 만들어볼 수 있는 체험 학습장으로 운영되고 있다. 비슬 도예원을 운영하는 김병호(35).병길(30)씨 형제는 청도초.중학생들에게 연 3회씩 도자기 강의도 한다.
교실벽을 허물어 만든 80여평의 실습장에는 서투른 솜씨의 도자기가 반죽이 채 마르지 않은 채 말랑말랑한 모습으로 가지런히 진열돼 있다.
도예가 김병길씨는 "요즘은 토요일과 공휴일이면 대구에서 가족단위로 찾아와 도자기를 만드는 체험을 하는 가족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팔조령을 넘어 청도방면으로 한참 달리면 화양읍 유등리 국도변에 오롯하게 위치한 유등초교가 나온다.
겉은 우중충하지만 건물안 분위기는 딴판이다. 온누리 국악연수장인 이곳은 하루종일 북소리와 장구.피리소리 등 국악 연주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이곳도 94년 폐교된뒤 버려졌다가 국악연수장이라는 또다른 교육의 장으로 탈바꿈한 것. 청도 청소년들로만 구성된 국악단은 이제는 전국에서 인정받는 국악 연주단체로 성장했다.
구상본 단장과 단원 15명은 이곳에서 먹고 자고 생활한다. 여름철이면 러시아 사할린 에뜨노스 예술학교에서도 국악을 배우러 온다.수년간 폐허로 방치됐다 최근 대구과학대학 부설 영송연수원으로 새단장을 한 운문면 방지초교 봉하분교.
지난달 대학생과 청소년 수련원으로 문을 열고 새단장했다. 주민들에게도 시설을 개방, 마을쉼터로 쓰이고 있다. 한별학숙 김향자 대표는 "노인들만 남은 전형적인 농촌에 젊은이들이 출입하며 다양한 봉사활동도 펴고 새로운 교육의 장으로 태어나 지역발전에 도움될 것"이라 했다.
청도에는 94년부터 학교 11곳이 문을 닫았다. 그러나 이들 벽지의 폐교들은 이처럼 새로운 창작 예술의 장이나 수련원,연구실 등으로 재활용 되고 있는 것.94년 폐교한 풍각 남부초교만 주거용과 농사용으로 임대됐을 뿐이다.
나머지 학교 건물과 부지는 도예원(각북초교)과 미술작품실(각남 대산초교.금천 김전분교.유천초교 대현분교.풍각초교 서부분교 등), 국악연수장(유등초교), 청사공예 작품실(금천 김전분교)등으로 변했다.
이밖에 동충하초 연구실(금천 김전분교)과 버섯종균장(풍각 성곡초교), 농산물생산장(매전 중남초교) 등 농사연구실로 탈바꿈했거나 청소년수련원(운문 봉하분교.풍각초교 서부분교)으로도 모습을 바꿨다. 애물 덩어리 취급받던 폐교가 이제 새롭게 각광받고 있는 것이다.
청도.이홍섭기자 hslee@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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