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소리바다 음반복제금지 결정 파문 확산

국내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음악파일 공유사이트 '소리바다'에 대한 음반복제 등 금지 가처분 신청이 최근 법원에 의해 받아들여짐에 따라 파문과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수원지법은 지난 11일 한국음반산업협회 회원 16명이 '소리바다' 운영자를 상대로 낸 가처분 신청의 결정문에서 "소리바다를 이용해 박 회장 등이 음반제작자로 돼 있는 노래가 들어있는 MP3파일을 업로드 또는 다운로드 받도록 해서는 안된다"고 밝혔다.

△결정의 의미=한국판 냅스터 사건으로 불렸던 소리바다의 재판에서 법원이 오프라인측의 손을 들어준 것은 온라인 공간에서도 창작물의 권리는 존중되어야 한다는 뜻이 담겨있다.

냅스터의 경우, 미 법원이 가수의 노래를 '공짜'로 다운로드 받는 것을 금지해 결국 유료사이트로 전환했던 것과 같은 맥락이다. 따라서 게임 등 소프트웨어를 공짜로 다운로드 받을 수 있도록 하는 이른바 '와레즈' 사이트에 대한 단속에도 힘이 실릴 전망이다.

△긴장하는 MP3 플레이어 업계=소리바다는 MP3로 된 음악파일을 개인이 인터넷을 통해 쉽게 얻을 수 있는 기본 인프라였다. 따라서 MP3 음악파일을 저장해 '워크맨'처럼 휴대하면서 장소에 관계없이 들을 수 있는 MP3 플레이어의 발전에 결정적 기여를 했다. 실제로 한국은 MP3 플레이어의 '종주국'이라고 일컬어질 만큼 MP3 플레이어 제작기술과 산업규모가 선진국을 능가하고 있다.

이 때문에 소리바다 서비스 중지로 MP3 파일을 공짜로 얻을 수 있는 길이 봉쇄된다면 MP3 플레이어 매출에 상당한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네티즌의 반발=이번 결정과 관련, 네티즌들은 '시대의 흐름을 무시한 판결'이라는 입장이다. "소리바다는 불법유통이 아니라 책을 친구에게 빌려 주는 것처럼 인터넷상에서 이뤄지는 자유로운 자료 교환"이라는 것. 또 "이같은 자유를 돈벌이에만 급급한 음반협회가 제한하고 나서는 것은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게다가 법원과 음반협회가 소리바다를 폐쇄시키는데는 성공했을지 모르지만 수시로 생겨나고 없어지는 1천여개가 넘는 MP3 무료사이트를 일일이 단속한다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한 만큼 이번 결정은 상징적인 의미에 그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인터넷 파일교환 매개 역할

▨'소리바다'란

소리바다는 미국 버지니아공대 출신의 양일환(31)씨와 컬럼비아공대를 졸업한 정환(27)씨 형제가 개발, 지난 2000년 5월 처음 인터넷에 공개한 파일교환 프로그램이다.

전형적인 P2P(Peer to Peer) 방식의 파일 교환 프로그램으로 다른 사람의 PC에 저장된 파일을 자신의 PC로 다운로드 받을 수 있고 반대로 자신의 PC에 있는 파일을 다른 사람이 다운로드 할 수 있도록 매개해주는 역할을 한다. 음악 CD나 테이프를 인터넷을 통해 서로 빌려주는 셈이다.

소리바다는 한글을 사용할 수 있는데다 연결된 수천대의 PC에 저장된 MP3 파일 가운데 사용자가 원하는 노래를 순식간에 검색해 낼 수 있어 이 분야 세계 최고수준의 프로그램으로 꼽힌다. 현재 소리바다의 회원은 800여만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석민기자 sukmin@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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