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마늘협상'에서 수입자유화 사실을 합의해놓고도 이를 국민에게 알리지않은 사실이 드러나 농민의 반발이 드센 가운데 관련기관들 조차 문제 처리에 혼선을 빚고 있어 땅에 떨어진 현 정부의 관리능력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농림부가 뒤늦게 "알고 있었다"고 실토하고, 장관도 2년전 사실을 최근에야 알았다고 하니 농민들은 과연 이 나라에 농정(農政)이 있기나 한지 참담한 심정으로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
특히 외교통상부의 "당시 중국의 보복 철회에 관심이 집중돼 합의 사실은 크게 부각되지 않았다"는 변명은 어떤 식으로도 용납될 수없다. 이제 문제를 덮어둔 것이 사실로 확인된 이상 국회는 진상 규명에 총력을 기울여 철저한 책임추궁에 나서야한다. 마늘 한 종목에 대한 국제협상에서 이렇게 무능을 보인 정부가 앞으로 칠레·일본 등과의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시 농산물 전체에 대한 협상은 어떻게 풀어나갈지 걱정이다.
그러나 당장의 문제는 농민들의 피해와 비밀리에 합의한 사실을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가이다. 외교부는 "당시 한·중 합의에 따라 긴급수입제한(세이프가드) 연장은 없다"고 못박고 있으나 정부 무역위원회는 "세이프가드 연장 결정 주체는 재경부장관이므로 외교부의 연장 불가 방침은 월권"이라고 주장, 내주중 위원회를 열고 농협이 신청한 세이프가드 연장에 대해 농가 피해 조사착수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결국 농민단체가 연장 신청할 것이 뻔한데도 이런 절차를 완전 무시하고 외교부는 '연장 불가'를 미리 합의해놨으니 "정부가 사기쳤다"는 농민의 반발에 수긍이 간다.
합의는 국가간 약속인 만큼 지켜야한다고 하지만 농가 피해조사는 원칙대로 진행돼야 한다. 특히 이번 사태는 단순히 농민피해를 보상하는 선에서 끝나서는 안된다. 정부의 도덕성과 무능이 드러난 만큼 철저한 책임 추궁을 통해 '호미로 막을 일을 가래로 막지못하는' 이런 일이 다시는 재발되지 않도록 해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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