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문곤 유작 30여점은 어디에...

'그림의 행방을 찾아라!'

지난 11일 문곤(1943~2001)전 대구예총회장의 타계 1주기를 맞아 몇몇 미술인들이 고인의 묘소(칠곡 현대제2공원 묘지)를 찾았다. 이들은 고인이 타계하기 직전에 그린 그림 30여점이 감쪽같이 사라지는 바람에 유작전을 열지 못하고 있는데 대해 안타까워했다.

문제의 그림은 지난해 5월 빚 보증 문제로 문 전 회장의 집이 압류당하는 와중에 행방이 묘연해졌다. 여러가지 얘기가 있지만, 그중 문 전 회장이 가족이나 미술인이 아닌 '제3의 인물'에게 맡겨 놓았을 가능성이 제일 높다.

한 미술인은 "문 전 회장이 지난해 11월 대구문화예술회관에서 개인전을 열기로 했는데, 작품마저 압류당할 것을 우려해 다른 사람에게 맡겨놓았다는 설이 가장 유력하다"고 말했다. 그후 문 전 회장은 맡긴 사람의 신원을 알려줄 새도 없이 병원에서 타계했고, '제3의 인물'도 아직까지 나타나지 않고 있다는 것.

사라진 그림은 20,30호 크기의 작품 30여점이다. 미술인들은 그당시 문 전 회장이 개인전을 앞두고 1년 가까이 달서구 감삼동 화실에서 적지않은 수의 작품을 그려왔다고 전했다.

민병도(49) 전 대구미술협회회장은 "미술인들이 몇차례 만나 서거 1주기에 맞춰 고인의 유작전을 열기로 했지만, 근작이 없는데다 여러 상황이 겹쳐 이를 미루기로 했다"면서 "곳곳에 수소문을 했는데도 알 수 없는 만큼, 그림을 갖고 있는 사람이 빨리 나타나길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가족들은 문 전 회장의 초창기 작품을 갖고 있지만, 전체적인 작품 수는 많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문 전 회장의 외조카인 박남희(52)경북대 미대교수는 "60, 70년대부터 탄탄한 묘사력을 바탕으로 미니멀, 팝아트, 추상표현주의 등 다양한 경향을 보여준 뛰어난 작가였다"면서 "내년에는 유작전이 열려 고인의 작품세계를 조명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병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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