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영재교육 이야기-창의적 사고력 양성

영재뿐만 아니라 보통 학생들에 대한 교육에서도 가장 우선적으로 언급하고 싶은 얘기는 '가르친다'는 생각에서 '깨우치도록 한다'는 쪽으로 인식을 바꾸라는 것이다.

'가르친다'는 말은 행동주의 심리학자들이 즐겨 사용하는 말로 인간을 넓은 의미에서 동물의 한 부류로 보고 인간 교육을 짐승의 훈련과 동일한 관점에서 일컬은 말이다.

교육의 가장 일반적이고 보편적인 원리는 '스스로 깨우치도록 하는 일'이다. 스스로 깨우치도록 하려면 사고를 자극할 수 있는 물음을 던져야 한다. 즉 질문보다는 발문을 많이 해야 한다. 질문이 이미 학습한 사실에 관한 물음이라면 발문은 사고활동을 활발하게 자극하는 물음이다.

학생들이 무엇을 얼마나 알고 있는가에 초점을 둔 질문은 기억력을 알아보는 것에 불과하다. 따라서 학생들의 창의적인 사고력을 기르기 위해서는 사고를 자극할 수 있는 발문을 해야 한다.

예컨대 그들이 알게 된 어떤 사실에 대해서 "왜 그렇게 생각하는가?", "어떻게 해서 그렇다고 생각하는가?", "또다른 해결 방법은 없는가?", "만일 ~라면 어떻게 되겠는가?" 등의 발문 기법은 모두 창의적 사고 활동을 자극할 수 있다.

이미 만들어진 수학적 원리.법칙이나 모형(model)을 제시해 이를 그대로 따르도록 해서는 안 된다. 모형을 모사하고 이미 만들어진 공식에 얽매이다 보면 독창적인 것은 나타나지 않는다.

원리.법칙은 스스로 탐구해서 터득하도록 하는 것이 좋다또한 교육에서는 오류에 관대한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 학생뿐만 아니라 기성인들도 문제 해결에서 종종 실수를 경험하게 되며, 자신의 오류를 발견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문제 해결과정에서 학생이 오류를 일으켰을 경우 어른의 입장에서 보면 틀린 논리이지만 학생의 입장에서 보면 그것은 일관성 있는 그 자체의 논리를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다. 틀리면 틀린 대로, 맞으면 맞은 대로 그들 나름대로의 정당한 이유와 근거가 있는 것이다.

특히 영재들은 일반인들이 생각하는 고정된 사고의 틀에서 벗어나 새로운 발상과 아이디어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경향이 짙기 때문에 기성인들과 사고의 충돌을 일으키는 경우가 종종 있다.

따라서 문제 해결과정이 기성인들과 다르다고 하여 그들의 생각을 너무 성급하게 판단, 평가하거나 지나치게 비판하게 되면 사고 활동을 위축시킬 수 있다.

"왜 그렇게 생각하는가?", "어째서 그렇게 되는가?"와 같은 발문을 통해 문제 해결 과정을 스스로 점검해 볼 수 있는 시간을 줘야 하고 어디서, 왜 틀렸는지를 찾아 수정할 기회를 줘야 한다. 어린이가 어떤 오류를 범했을 때 어른의 입장에서 일방적으로 수정하려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

이는 어른이 어린이의 생각을 대신해 주는 것이며, 배고픈 아이를 대신해 밥을 먹어주는 일과 다를 바 없다.이러한 일이 반복된다면 결국 어린이는 학습을 남에게 의지하게 되고 결국은 학습에 대한 흥미와 자신감을 잃게 될 위험에 다다르게 된다.

오류는 그 나름대로 교육적 가치가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가급적 너그럽게 대하는 태도를 가져야 한다. 학생들이 오류에 부담을 느끼지 않을 때, 더 적극적으로 환경에 적응하려는 태세와 창의적 사고의 기회를 가지게 될 것이다.

남승인(대구교대 영재교육원 수학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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