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딩크가 야구 스타들을 죽였다(Hiddink killed baseball stars)?'2002 한·일 월드컵 4강을 이룩한 감동의 여진이 여전히 한반도를 감싸고 있는 가운데 프로축구 K-리그가 폭발하고 있는 반면 프로야구 구장에는 썰렁함이 스며들고 있다.
'월드컵 4강'은 출범 후 20년간 국내 최고의 인기 스포츠로 자리잡아온 프로야구의 순위를 순식간에 프로축구 아래로 끌어내리고 말았다. 관중이 외면하는 위기의 프로야구, 원인은 무엇이며 어떻게 타개해야 할까?
다른 여러가지 원인이 있겠지만 그 중 경기의 질을 개선하는 것이 가장 시급하다. 빠르고 박진감있는 플레이를 펼쳐 관중들을 열광케 해야 하나 국내 프로야구는 그렇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야구는 끊임없이 움직이는 축구와 달리 정적인 상태의 긴장과 동적인 폭발이 되풀이되는 종목이다. '빠르고 박진감있는 야구'는 긴장과 폭발이 적절한 시간적 흐름에 따라 순환됨으로써 팬들을 열광케 하고 즐길 수 있도록 한다.
그러나 현재의 국내 프로야구는 지나치게 승패에만 연연해 야구의 묘미를 잃게 만들고 있다. 감독들은 투수를 지나치게 자주 바꾸고 투수들은 볼넷을 남발한다. 타자들 역시 치기 보다는 기다리는 야구로 '폭발'을 원하는 팬들의 기대를 외면하고 있다. 이렇게 되다 보니 보통 경기시간이 3시간을 넘기기 일쑤이다.
'전문가들은 "'긴장'과 '폭발'의 묘미가 제대로 발휘되려면 2시간30분~40분의 경기시간을 넘겨선 안된다"고 지적하지만 실제 경기시간은 늘어질대로 늘어지고 있다. 한국야구위원회(KBO)가 올해부터 적극적 타격을 유도하고 경기시간을 줄이기 위해 스트라이크존을 확대했으나 아무런 소용이 없었다.
감독들과 선수들은 팬들에 대한 서비스를 고려 않는 '그들만의 리그'를 펼침으로써 자업자득을 초래하고 말았다. 축구 때문에 야구가 위축된 면도 없지 않지만 사실상 히딩크가 야구를 죽인 것이 아니라 그들 스스로 무덤을 판 것이다.
프로야구가 살아나기 위해서는 경기의 질을 높여야 한다. 승패도 승패지만 공격적인 야구를 통해 경기시간을 줄이고 승부의 긴장을 높여 '야구보는 재미'를 되살려야만 팬들의 발길을 되돌릴 수 있을 것이다. 월드컵 후 프로축구가 한단계 높은 플레이로 살아났듯이 프로야구도 수준이 더 높아진다면 되살아날 수 있다. 야구인들의 각성과 분발을 기대한다.
김지석기자 jiseo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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