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美외교 국제적 '왕따'

중동평화회담과 이라크를 겨냥한 대 테러전 외교에서 미일방주의 외교가 실패를 거듭하고 있다.

◇중동평화회담=미국이 중동평화를 모색하기 위해 16일 뉴욕에서 개최된 4자회담에서 야세르 아라파트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과 이스라엘의 대(對) 팔레스타인 정책 등에 대해 미국은 유엔과 유럽연합(EU), 러시아와 큰 이견을 보여 타협점을 찾지 못했다.

이날 회담에서 참석자들은 테러를 비난하고 3년 안에 팔레스타인 국가를 건립해야 한다는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의 요구에 지지의사를 밝혔다.

그러나 미국과 다른 참석자들은 중동평화 진척에 중요한 아라파트 수반의 지위와 이스라엘의 대 팔레스타인 정책에 대해 심각한 이견을 노출했다.

부시 대통령은 아라파트 수반의 축출을 계속 주장하고 있으나 코피 아난 유엔사무총장과 이고리 이바노프 러시아 외무장관, 페르 스티그 묄러 덴마크 외무장관은 이날 회의에서 아라파트 수반에 대한 지지를 재확인했다.

아난 총장은 "유엔은 아라파트 수반을 인정하고 있고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다른 결정을 내릴 때까지 그와 계속 상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바노프 장관은 "아라파트 수반은 합법적으로 선출된 팔레스타인의 지도자"라고 말했으며 묄러 장관도 "지도자를 결정하는 것은 팔레스타인 국민의 몫"이라며 아라파트 수반에 대한 지지를 표시했다.

그러나 콜린 파월 미국 국무장관은 "이번 4자 회담은 한 개인에 대해 논의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라며 아라파트 수반에 대한 입장을 명백히 밝히지 않았다.

미국은 이스라엘의 대 팔레스타인 정책에 대해서도 다른 참석자들과 대립했다.파월 장관은 "이스라엘의 안전이 호전됐다고 판단될 때까지는 이스라엘에 요르단강 서안에서 군대를 철수하는 등의 양보를 기대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아난 총장은 "팔레스타인 주민의 생활이 개선되고 팔레스타인 국가 건립을 위한 협상이 재개되지 않는 한 안전 개선은 결국 실패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對이라크 외교전=미국과 테러전 확전 대상인 이라크, 그리고 영국과 러시아 등 이라크전 주요 이해당사국들 사이에도 전쟁불가피론과 반대론이 맞섰다.

부시 대통령은 15일 회견에서 테러전 확전시 우방과 협의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러나 만약 미국에 대한 대규모 제2의 테러공격이 감행될 경우, 이를 명분으로 곧바로 테러위협국으로 지목한 이라크에 대한 선제공격에 돌입할 가능성이 있다고 워싱턴 관측통들은 전망했다.

베이징을 방문중인 영국의 잭 스트로 외무장관은 이라크는 군축의무 불이행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며 "우리는 이라크가 벌이고 있는 국제적 속임수에 책임을 물을 의무가 있다"고 강조했다.

반면 러시아는 16일 유엔의 승인이 전제되지 않은 미-영 연합군의 이라크 공격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세르게이 이바노프 러시아 국방장관은 이날 상트 페테르부르크에서 제프리 훈 영국 국방장관과 회담을 끝낸뒤 가진 공동회견에서 "이라크는 우리의 오랜 우방이자 채무국이기 때문에 현 사태에 무관심할 수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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