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지마늘의 최대 산지인 경북 의성. 정부가 비밀로 한 중국산 마늘의 수입자유화 사실이 들통나면서 상인들의 발길이 줄고 가격마저 10~15% 하락하는등 마늘시장이 급속히 위축되고 있다.
5일장이 열린 17일의 의성 마늘시장은 이른 아침부터 경운기에 마늘을 싣고 나온 농민들이 지난 12일 장날에는 접당(100톨) 2만원 하던 것이 1만7천~1만8천원으로 값이 뚝 떨어지고 거래도 뜸하자 한숨부터 내쉰다.
의성군 안평면 석탑리에서 왔다는 마늘농 황상수(65)씨는 "정부가 어떻게 그런 일을 꾸밀수 있느냐"고 분통을 터뜨리고 "마늘값 폭락에다 그나마 잘 팔리지도 않는다"며 그만 주저앉는다.
서울서 내려온 한 상인은 지난번 장날보다 접당(100톨) 4천원이나 내린 가격을 제시해 더욱 마늘농들의 가슴을 쥐어짰다.
오후 4시쯤. 보통같으면 장이 파할 시간이지만 일부 농민들은 못판 마늘을 경운기에 싣기만 할뿐 귀가를 서두르지도 않았다.
금성면 만천2리에서 마늘 250접을 갖고 나온 유태선(64) 할머니는 "지난 장에는 오전에 모두 팔았는데 오늘은 절반도 못 팔았다"면서 "이게 다 정부때문"이라며 원망했다.
의성 마늘시장의 상인들도 걱정은 마찬가지. 200평당 200만~300만원에 밭떼기나 대량으로 매입, 창고에 저장해 놓고 이듬해 생산때까지 출하를 조절하며 재미를 봤는데 이제는 재미는 커녕 본전 찾기도 어려울지 모르기 때문.
양지농산 대표 오상택(51.의성읍 도서리)씨는 "전국에서 마늘상인들이 몰려오기는 했지만 터무니 없는 가격을 제시, 거래가 안된다"고 했다.
오씨는 또 "창고에 보관중인 대상인들은 내년 수입자유화가 되면 출하 조절이 불가능해지기 때문에 서둘러 집중출하할 가능성이 크고 가격도 크게 하락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한편 전국마늘협의회 운영위원인 의성 단촌농협 박정대 조합장은 "농협장들이 세이프가드 연장을 위해 농림부 등을 방문했을때 농림부가 너무 미온적이어서 이상했다"며 "이 모든 것이 비밀 협상때문인 것 같다"고 했다.
의성군 김완구 특작담당은 "중국산 마늘 수입자유화로 지금까지 마늘산업에 쏟아부은 정성이 모두 물거품됐다"며 걱정이 태산이었다.
의성.이희대기자 hdlee@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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