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조선족의 삶은 한국.중국의 과거와 현재가 누적되어 있습니다. 잃어버린 우리 역사를 복원하는 과정일지도 모릅니다". 사진가 강위원(53.경일대 사진영상학과 교수)씨가 10년간 중국 연변에서 찍은 사진을 모아 '조선족의 오늘(도서출판 신유 펴냄)'이라는 책을 냈다.
일제시대 이주, 반일투쟁, 해방전쟁, 새중국 건설, 한국취업 등으로 이어지는 조선족의 파란만장한 역사는 물론, 웃고 떠들고 즐거워하고찡그리고 진지하고 슬픈 표정의 다양한 군상들이 사진에 모두 녹아들어 있다. 단순한 사진집이 아니라, 잘만든 한편의 문화인류학다큐멘터리를 보는 듯 하다.
강 교수는 "이번 작업을 통해 우리의 모습을 되돌아볼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는 조선족을 통해 사라져간 우리의 세시풍속을 발견하면서 흐뭇하기도 했고, 우리의 슬픈 역사를 보면서 비장함을 느끼기도 했다.
1999년 연변대학 초빙교수로 있으면서 카메라 하나 달랑 메고 차도 들어가지 않는 벽촌마을을 훑고 다녔다. 손님이 오면 마을사람들이 앞다퉈 극진히 대접하고 재워주는 우리의 옛인정이 그대로 남아있는 것이 기억에 생생하다고 했다.
"조선족도 급격한 도시화의 물결에 밀려 자신들의 모습을 하나씩 잃어가고 있습니다. 저의 작업은 시작에 불과하고 제2,제3의 기록과연구가 필요한 시점입니다".
이 책은 방대한 사진과 함께 그들의 역사, 정착과정, 의식과 세시풍속, 미래의 문제에 대한 글까지 세세히 붙여놓아 조선족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혀 놓았다. 한 사진가의 노력으로 만든 것이라 믿기 어려울 정도로 괜찮은 책이다.
박병선기자 lala@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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