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 당이 공천자를 확정하고 지구당 개편대회를 여는 등 8·8 재·보선 정국에 돌입했지만 자민련에게는 '동네 불구경'이다.
의석수 14석으로 원내 제3당인 자민련은 전국 13개 지역에서 치러지는 재·보선에 후보자를 공천하지 않고 있다. 후보 등록일(23일)까지 아직 시간이 남아 있고 공천 신청자가 있지만 공천작업을 중단했다. 사실상 재·보선 참여를 포기한 것이다
김학원 총무는 18일 "일부 지역에 출마 희망자가 있기는 하지만 당선 가능성이 희박하면 공천을 하지 않을 방침"이라며 "전략적으로 이번 재·보선에는 후보자를 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총무는 "김종필 총재도 같은 생각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당내 일각에서는 "정당으로서의 존립을 포기한 것이냐"는 불만이 제기되고 있지만 '당선가능성이 없는 후보를 내세웠다가 당선은 고사하고 저조한 득표율로 당의 위상만 추락시키는 것보다는 불참여가 낫다'는 현실론이 우세하다.
실제로 지난 해 10·25 재·보선에서 구로을에 출마한 자민련 이홍배 후보는 사회당(2.7%), 민주노동당 후보(2.6%)보다 저조한 1.3%의 득표율을 기록, 당에 타격을 입힌 바 있다.
또 지난 6·13 지방선거에서 민주노동당보다 못한 득표율을 기록한 자민련으로서는 이번 재·보선에 후보를 내지 않고 재·보선 이후의 정국에 대비하는 것이 낫다고 판단한 것이다.
민국당이나 한국미래연합 등 군소 정당의 사정은 자민련과 별반 차이가 없다. 반면 지방선거에서 제3당의 위상을 확보한 민주노동당은 적극적으로 재·보선에 임하고 있다.
서울 종로와 금천, 광주 북갑과 마산 합포 등에 후보자를 내기로 한 민노당은 이번 선거를 통해 노동자와 서민의 삶을 개선하겠다는 진보정당의 정체성을 확고하게 각인시키겠다는 전략이다.
서명수기자 diderot@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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