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한국축구 차세대 스타-(6)설기현

황선홍의 대를 이을 한국 축구대표팀의 간판 스트라이커는.'미완의 대기' 설기현(23·안더레흐트)이 한일월드컵에서 그 가능성을 충분히 보여줬다.

한국축구가 월드컵 본선무대 첫 승과 16강진출이라는 목표를 달성하고 열린 이탈리아와의 16강전. 설기현은 한국이 0대1로 뒤진 종료 2분전 천금같은 동점골을 뽑아냈다.

황선홍이 패스한 볼이 페널티에어리어 부근에서 상대 수비수의 몸에 맞고 흐르자 설기현은 왼발슛으로 골문을 열어젖혔다.

설기현의 골에는 행운이 따랐다. 회전을 많이 먹었던 볼이 상대 수비의 허벅지와 손을 맞은 뒤 달려들던 설기현의 왼발에 절묘하게 맞아 떨어졌던 것.

그러나 행운으로만 돌릴 수 없는 요소가 있었다. 경기종료 직전까지도 볼을 향해 돌진할 수 있는 지칠 줄 모르는 체력과 근성이 없었더라면 동점골은 불가능했다.히딩크 감독이 번번이 기회를 놓친 설기현을 계속 투입한 것도 이 때문이었다.

사실 설기현은 이번 대회에서 국민들의 속을 어지간히 태웠다.폴란드와의 조별리그 1차전부터 시작해 매경기 여러차례 골 기회를 놓쳐 한국을 궁지로 몰아넣었다.

하지만 히딩크 감독은 설기현의 플레이에 매번 만족감을 표시했다. 골을 넣지는 못하더라도 폭 넓은 행동반경으로 상대수비 라인을 휘저어 놓았고 이로 인해 다른 선수들이 득점기회를 잡을 수 있다는 게 히딩크 감독의 설명이었다.

또 강철같은 체력을 앞세워 수비에도 재빨리 가담하는가 하면 집중 경계대상을 견제하는 데도 큰 힘을 보태는 것도 이유였다.

끊임없는 노력을 바탕으로 한 대기만성형인 설기현은 국가대표팀 은퇴를 선언한 황선홍의 뒤를 이어 한국축구의 스트라이커로 활약해 줄 것이라는 기대를 받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더 세밀한 플레이가 가능해져야 한다는 지적도 동시에 받고 있다. 패스의 정교함도 가다 듬어야 하며 골키퍼와 1대 1 상황을 골로 연결할 수 있는 골 결정력도 높여야 한다는 과제를 안고 있다.

김교성기자 kgs@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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