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최상일 '우리의 소리를 찾아서'

MBC 라디오가 1989년 이후 13년이 넘게 방송하고 있는 '한국민요대전'은 현대화.산업화 사회에 휩쓸려 없어져 가고 있는 우리의 옛소리를 찾아내고 있다는 점에서 큰 호평을 받고 있다.

농.어촌, 산골 할 것 없이 전국 구석구석을 누비고 다니며 토박이 노인들이 풀어내는 소리들은 민초들의 삶이 그대로 녹아들어 있는 현장일 뿐 아니라 우리가 느끼지못하는 사이에 사라져 가는 나라의 역사라는 점에서 보존가치는 충분한 셈이다.

이 프로그램의 주 PD인 최상일씨가 '우리의 소리를 찾아서'(전 2권, 돌베게 펴냄, 각권 1만8천원)라는 제목으로 책을 펴냈다. 농요.어로요.노동요.의례요.동요.유흥요.서사민요 등 151곡의 민요가 해설과 함께 실려 있으며 구전민요 56곡을 2장의 CD에 담은 부록 보너스는 가식없고 넉넉한 우리 소리를 감상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사실 최씨의 이러한 노력은 초창기 포크송을 보존하기 위해 한 대의 녹음기만 달랑 들고 미국 전역을 누볐다는 30년대의 알란 로맥스(Alan Romax)에 비해도 지나치지가 않다.

시대는 뒤졌지만 각 노래마다 얽힌 사연들과 책을 통해 어렴풋이 알던 우리의 옛모습을 그림 그리듯 하나하나 풀어 '우리 할아버지, 할머니 시대의 노래는 이랬고 삶은 이랬답니다'하며 들이미는 최씨의 마음을 생각하면 그저 놀라울 따름이다.

미국 포크계가 알란 로맥스에게 헤아릴 수 없는 빚을 지고 있듯이 얼마 지나지 않아 우리는 최씨의 노력에 한없는 고마움을 느낄 수밖에 없을 듯하다.

정지화기자 jjhwa@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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