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나의 제언-입사원서에 부모 직업란 왜 필요하나

올해 대학을 졸업하고 취업을 위해 동분서주 하고있다. 취업원서를 몇 개 회사에 내봤는데 그 때마다 절망감과 분노를 느낀다.

회사에서 교부해준 입사원서에는 부모의 학력과 직업, 부동산 소유현황, 재산 등을 적으라는 항목이 있다. 본인이 입사하는데 왜 부모의 직업과 재산보유현황이 필요한지 납득할 수 없다.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심정의 취업희망자들은 이런 칸을 메우는게 달갑지 않지만 그렇다고 공란으로 비워두는 것도쉽지 않다. 나의 부모님은 초등학교도 제대로 다니지 못했고 그렇다고 재산이 많은 것도 아니다. 그래서 시험도 치기 전에 혹시 내게 불이익이 되지 않을까 걱정스럽다.

입사추천인을 적는 란에서는 원서를 내던져 버리고 싶어진다. 사회저명인사나 정, 관계인사, 기업 임원급 이상만 적으라는 요구때문이다. 그렇지 못한 사람은 아예 적을 필요도 없다니 황당하다.

입사지원서에는 회사에 입사해 정상적으로 업무를 수행하는데 필요한 소양을 갖췄는지 여부를 알 수 있는 최소한의 이력사항만 쓰도록 하는 게 옳다고 본다. 필요하다면 자기 소개서를 통해 앞으로의 포부와 업무수행에 대한 각오를 밝히면 될 일이다.

기업들의 낡은 입사원서 관행 때문에 오늘도 씁쓸한 마음으로 입사 시험을 기다리는 응시생들을 생각해 기업들의 사고 전환을 요구한다.

권윤영(대구시 동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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