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기자노트-농림부의 '마늘'대응

한.중 마늘협상에 나섰던 정부 협상단의 이해되지 않는 행동에 분노한 전국 농민들과 농민단체들의 항의.분노가 지난 16일부터 농림부 홈페이지의 토론.건의 게시판에 쏟아지는 것과 달리 농림부는 이상하리 만큼 꿈쩍도 않고 있다.

홈페이지를 열면 나타나는 초기화면의 '국민을 생각하는 농업, 국민과 함께하는 농업'이라는 구호를 빗댄 글 등 농민들의 분노를 담은 글은 농림부 홈페이지를 도배질하다시피 하지만 농림부는 어떠한 공식입장도 홈페이지에 올려 놓지 않고 있는 것.

농림부의 해명과 후속조치를 애타게 기다리는 경북도의 관계 공무원들은 자세한 정보를 얻지 못해 연일 농림부에 전화를 하지만 들리는 것은 "회의중"이나 "대책마련중"이라는 말뿐이다.

그래서 농림부 홈페이지 여기저기를 이잡듯 샅샅이 뒤져 관련 정보나 농림부의 공식입장 등에 대한 단서를 찾으려 하지만 번번히 실패하기 마련.

이렇게 국민여론이 들끓고 농민들의 글이 쇄도하면 이에 대한 응답이 있을 만하지만 여전히 과거 소식만 올라 와 있을 뿐이다. 18일자로 수입현미에 대한 자료가 있으나 마늘에 관한 내용은 네티즌들의 들끓는 분노 뿐이다.

대신 농림부는 그동안 실시한 마늘 경쟁력 제고사업으로 생산비가 줄어 드는 등 나름대로 성과가 있었다는 자료를 내놓거나 언론을 통한 해명성 대책만 발표하고 있다.

"항의를 하거나 분노를 터뜨리면서 진상을 물어 오는 사람들에게 정확한 정보와 자료를 제공하고 싶어도 농림부에서 제대로 된 자료 하나 보내 주지 않으니 언론에 보도된 기사나 뒤지는 형편"이라며 경북 공무원들은 불만을 감추지 않는다.

"공무원인 우리들도 속 터져 죽을 지경인데 농민들이야 더 말할 바 아니겠지요. 이왕 이렇게 된 것, 인터넷에 속시원하게 진실을 밝히는 것이 차라리 나을 텐데…" 경북 공무원과 농민들의 분노는 체념으로 접어들고 있다.

정인열기자 oxen@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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