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청송 진보면사무소 김영철.고재연씨-14년째 우유배달 공무원부부

새벽 우유배달로 번 돈을 14년째 불우 이웃을 위해 사용해온 한 부부의 가슴 따뜻한 이야기가 청송지역에 알려지면서 지역민들 사이에 잔잔한 감동을 안겨주고 있다.

경북 청송군 진보면사무소에서 상수도 업무를 맡고 있는 김영철(38.지방기계원 8급) 고재연(36)씨 부부.

이들 부부는 우유배달해서 번 수익 월 70여만원에다 박봉을 쪼갠 돈을 더 보태 이웃에 사는 홀몸노인들과 불우시설, 청송교도소.감호소의 재소자를 위한 봉사활동을 12년 동안 펼쳐온 것.

지난 99년 청백리 봉사상 후보로 선정됐지만 "나보다 더 많은 봉사활동을 하는 공무원도 많다"며 포기서를 경북도에 제출하기도 했던 김씨는 지난 80년 중학교를 졸업한 뒤 가정형편이 어려워 더 이상 진학을 포기하고 진보면사무소 사환으로 근무하며 주경야독, 고교 검정고시를 거쳐 야간대학(안동정보대 토목과)까지 마쳤다.

지난 88년 공무원이 된 김씨는 어려운 이웃을 위해 도움을 줄 방법을 찾던 중 우유배달을 통해 이웃 사랑을 시작했다.

면내 홀몸노인들과 갈 곳 없는 노인들이 모여사는 축복의 집(청송 진보면 추현리)에 직접 찾아가 매일 우유를 전달하고 4년전부터는 청송 1.2감호소와 1.2교도소에서 검정고시를 준비하고 있는 재소자 80여명에게 우유와 빵.학용품을 익명으로 전달해온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주위를 더욱 감동시켰다.

청송 감호소.교도소 재소자 장학회 후원회장인 김신웅(63)씨는 "김씨 부부 덕분에 지금까지 재소자 300여명이 검정고시에 합격했다"고 말했다.

김씨는 충북 충주시 산척면 소재 천주교에서 운영하는 '마리스타 기술교육원(원장 김창수 수사)'을 틈틈이 찾아가 자신의 이야기를 비행 청소년들에게 들려주는 사회 재활교육 프로그램에도 참여, 이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주고 있다.

청송.김경돈기자 kdon@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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