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政治공세보다 '국민의 국회'로

18.19 양일에 걸친 서청원(徐淸源) 한나라당 대표와 한화갑(韓和甲) 민주당 대표의 국회 본회의 연설은 기대에 훨씬 못미쳤다.

월드컵 감동의 여진이 계속되는 요즘인만큼 그 감동을 승화시킬 수 있는 희망찬 비전 제시도 있음직했건만 두 대표의 연설 모두가 연말 대선만을 지나치게 의식, 당략적 정치 공세수준을 맴돈 것은 유감이다.

한나라.민주 양당 대표는 50여일간의 식물국회에 대해 미안한 마음이나마 있었다면 의당 국민에 대한 사과부터 하고 앞으로는 이런 일이 절대 없어야겠다는 다짐이라도 했어야만 했다.

그 연후 빈말로라도 "월드컵의 감동을 이어나가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자성과 미래에 대한 비전 제시가 당연히 있었어야 했다. 그럼에도 두사람 모두 거두절미하고 정부와 상대당 헐뜯는 정치공세만으로 시종한것은 아쉽다.

민주당 한 대표가 "대통령의 아들 비리를 막지 못한 대통령 보좌진과 사정기관 책임자들은 국민과 대통령, 그리고 역사 앞에 석고대죄해야 한다"고 한것부터가 뒷맛이 개운치 않다.

과거 대통령의 세 아들 비리가 한창일때 대통령 비서실장이었던 김중권.한광옥씨를 당 대표로 받아들였던 민주당이 이제와서 대통령의 측근과 사정기관 책임자들만을 치고나오는 모습은 진정한 자성의 자세로 보이지 않는다. 그보다 이른바 '3홍(弘)책임론'에서 대통령과 민주당이 빠져나가 살아남으려는 꼼수를 쓰는것 같아 민망스럽다.

한나라 서 대표의 연설이 7.11개각과 권력 부패에 초점을 맞추어 특검제 수용을 강조하고 나선것은 8.8 재보선을 앞둔 시점에 불가피한 일이었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 나라의 진운을 책임져야할 원내 제1당으로선 모든것에 우선해서 국민부터 걱정하는것이 원칙이건만 시종일관 현정권의 권력부패만을 공격, 8.8 재보선 압승을 겨냥한 모습을 보인것은 아쉽다.

부패를 공격한것이 잘못됐다는 게 아니라 상대방에 대한 공격만 있을뿐 미래에 대한 비전과 자성이 없는 연설은 공허하게 들리기 때문이다. '국민의 국회'임을 다시한번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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