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휴가철은 통상 장마기간과 겹치기 일쑤다.비올 때는 핸들조작 등 차량 운전이 쉽지 않고 차량이 물에 잠긴뒤 관리도 만만찮다. 물에 잠긴 차량을 자칫 잘못 다루면 폐기 처분해야 하는 고철덩어리로 변할 수도 있다. 빗길 운전요령, 침수차량 관리 및 보험처리 여부를 살펴본다.
▨빗길 운전요령=빗길 운전은 비가 내리기 시작할 때와 멈춘 직후가 더 위험하다. 비가 내리기 시작하면 먼지.모래.기름 등 이물질이 비와 섞여 타이어와 노면 사이의 마찰계수를 떨어뜨리기 때문이다.
따라서 비가 계속 내리는 상황보다는 비가 내리기 시작할 때 제동거리가 길어져 시속 100㎞로 달리다 급제동할 경우 제동거리는 마른 아스팔트가 49~53m, 젖은 아스팔트가 66~88m이고 비가 막 내리기 시작한 상태에서는 98~131m에 달한다. 또 비가 그친 직후에는 운전자가 노면이 젖은 점을 잊고 방심하기 쉽기 때문에 교통사고 위험이 높다.
또 가급적 급핸들 조작을 피해야 한다. 비가 오면 타이어의 접지력이 떨어지는 대신 핸들이 가벼워져 평소보다 많이 꺾이는 경향이 있다. 특히 배수가 잘 되지 않는 길에 만들어진 물 웅덩이를 지날 때 고속주행을 하면 물의 저항 때문에 핸들 조정력을 빼앗겨 버릴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
빗길 운전에서는 빗물이 타이어 홈에 스며들어 노면과 타이어 사이에 막을 형성, 마치 수상스키를 타듯 자동차가 물 위를 활주하게 되는 '수막(hydroplaning) 현상'이 발생한다. 이 때 마찰계수가 떨어져 제동거리가 길어지고 운전자가 원하는 방향으로 자동차가 움직이지 않게 된다. 때문에 빗길 운전에서는 '감속운전'이 사고를 예방하는 최상책이다.
▨침수차량 관리요령=침수상태에서 차량을 방치하면 엔진과 변속기 등 주요 부품에 물이 스며들어 심각한 손상을 입힌다. 이 때 시동을 걸면 엔진 내부에 본격적으로 물이 유입되기 때문에 절대 시동을 걸어서는 안된다.
침수차량은 보닛을 열어 배터리 케이블을 먼저 분리한 뒤 견인차를 부른다. 엔진 및 변속기 오일의 오염여부를 확인하고 흙 등 이물질을 깨끗이 씻어낸다.
완전 침수된 차량은 오일류, 냉각수, 연료를 모두 교환해야 한다. 각종 배선은 정비소에서 커넥터를 분리한 뒤 씻어 말린 다음 윤활유를 뿌려줘야 하며 엔진도 분해해야 한다.
▨침수차량 보험처리여부=지난 99년부터 홍수, 태풍 등으로 침수 피해를 입은 자동차도 자동차보험을 통해 보상받을 수 있다.
지난 98년 전국적인 집중호우로 3만여대의 자동차가 침수돼 보상 여부를 둘러싸고 손해보험사와 피해자간 논란이 커지자 금융감독원이 99년 5월 이후 자동차보험(자차)에 가입한 차량이 주.정차 상태에서 태풍.홍수.해일 피해를 당했을 때 이를 보상받을 수 있도록 약관을 손질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주차장 주차시 침수 피해를 입었을 때, 홍수나 태풍에 휩쓸려 차량이 파손됐을 때, 홍수지역을 지나던 중 물이 넘쳐 차량이 파손됐을 때도 보상받을 수 있다.
김병구기자 kbg@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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