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옌타이시에 한국 기업들이 투자를 많이 하도록 언론에서 글을 잘 써 주세요. 어느 지역보다도 투자여건이 좋습니다. 누구나 시청 또는 구청을 찾으면 공장설립과 운영 등 외국인 투자와 관련된 부분에 대해 '원 스톱'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는 사실도 꼭 알려 주세요".
중국의 일선 시.구의 경제관련 공무원들은 외국기업 유치에 혈안이 돼 있다. "땅이 넓고 인건비가 싸니 와서 기업을 하라"는 식의 단순한 논리가 아니다. 외국기업에 대한 각종 세제혜택은 물론 통역, 법률 및 행정 서비스까지 옵션으로 제공하며 온몸(?)으로 투자 유치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기자가 지난 일주일동안 돌아본 중국 산동성 옌타이시 산하 시와 구의 경제부서 공무원들은 하나같이 나무랄 데 없는 외교사절이요, 경제사절이었다. 기온이 35℃나 되는 폭염속에서 땀을 뻘뻘 흘리며 몇 시간이고 신개발 공단을 돌며 외국인들에게 투자 적지임을 역설했다.
한국의 기업인이 투자상담을 하러 입국할 경우 부시장에서부터 부구청장, 국장급들이 승용차를 몰고 공항까지 영접을 나간다. 중국에선 시장이나 구청장의 경우는 명예직으로 실제 행정 책임자가 이들이고 보면 외국기업 유치열기가 어느 정도인지 짐작할 만하다.
이런 공무원들에게 퇴근시간이 정해져 있을 리 없다. 외국 기업인들의 방문이 늦거나 공항 도착이 지연되면 몇 시간이고 기다린다. 그렇다고 연장 근무수당이 주어지는 것도 아니라는 게 리오 치 보 옌타이시 대외무역경제합작국 부국장의 얘기다.
이처럼 공무원들이 외국기업 유치에 적극적인 것은 외국기업 투자유치 금액에 따라 해당 공무원들에게 승진이나 금전적 보상 등 '스톡 옵션'을 주고 있기 때문이다. 작년 하반기에 내려진 '지연과 학연, 출신성분을 타파한 능력위주의 인사를 하라'는 중앙정부의 지시로 경제분야를 중심으로 능력 있는 직원들이 대거 배치된 것도 커다란 활력소가 되고 있다.
경제관련 공무원들의 경우 30대 후반에서 40대가 주류를 이루고, 이들의 대부분은 영어에서부터 일어, 한국어 등 외국어에 능통하고, 학력과 경력도 두텁고 화려하다. 시와 구청의 해외투자유치국이 한국어에 능통한 중국인과 조선족은 물론 한국인까지 공무원으로 채용하는 것은 변화된 인사정책을 말해 준다.
거대한 화류(華流)의 물결 속에서 펄떡이는 물고기처럼 활기찬 중국의 경제관련 공무원들을 보노라면 경제대국의 목표 달성이 그리 멀지 않았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황재성기자 jsgold@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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