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포항시 건설국장 구속 뒷얘기-인사난맥 공직기강 파괴

22일 포항시청 직원들은 하루종일 술렁거렸다. 최근 상당수 간부들이 마치 융단 폭격 받듯 사법처리되고 있는 가운데 이날 영장실질심사를 신청한 이모(53) 건설도시국장에 대한 법원의 영장이 발부되자 자괴감과 시청이 이 지경에 이르게 된 허탈감 등이 얽혀 일손을 잡기가 내키지 않았던 것.여러가지 이야기도 나왔다.

그중에서도 특히 국장을 포함한 시정 핵심 참모들에 대한 불만이 여기저기서 쏟아졌다. 한 직원은 "시장과부시장은 일당 백으로 뛰고 있는데 국장을 포함한 핵심 과장급 참모들은 뒷전에서 내사람 챙기기와 몸 사리기에 급급, 조직이 알게 모르게 허물어졌다"고 했다.

95년 시·군 통합 직후부터 불거진 영일군 출신과 포항시 공무원간의 고질적인 대립에 대해서도 문제가 제기됐다.타 시에서 전입해 온 모 직원은 "그동안 시장이 수없이 파벌을 조성하지 말라고 경고했다"면서 "그러나 영일군과 포항시 출신들은 이에 아랑곳없이 서로 편을 가르고 똘돌 뭉쳐 인사때 밀어주고 당겨주는 등 도를 넘는 행위를 벌여왔고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현재 포항시 인구의 70%가 외지인인데 그것을 망각하고 어디 출신인가를 고집,진골·성골 따지고, 그것도 모자라 자기들끼리 다투는 현실이 계속될 경우 포항시의 선진행정은 요원할 수밖에 없을 것" 이라고 말했다.

정장식 시장의 인사스타일도 얘기중 하나였다. 포용하는 것도 좋지만 연공서열식 인사에다 신상필벌이 제대로 되지 않다보니 공직기강이 흐트러 질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검찰에 대한 언급도 적지 않았다. 비리가 있으면 당연히 엄단해야 겠지만 씨를 말려 버리는 저인망식의 사정은 조금 고려해주었으면 하는 바람들이었다. 전체적으로는 정 시장이 지금의 난관을 하루빨리 수습, 시정을 정상적으로 돌아가도록 진두지휘해야 한다는 분위기였는데 물론 그 수습의 핵심은 제도 개편과 인사였다.

특히 인사와 관련해서는 문제가 무엇인지 정확히 파악하고 연공서열이 아니라 능력을 감안, 적재적소에 직원을 배치해야 한다는 주문이 많았다.시장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자리만 지키고 있는 국장급 간부에 대해 과감히 대기 발령을낼 수 있는 용기와 배짱을 가져야 한다는 소리도 많이 들렸다.

포항·최윤채기자 cychoi@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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