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한나라당 이규택 총무의 '빨치산 집단' 발언 파문으로 국회 의원의 자질 논란이 다시 불거졌다. 이전에도 의원들간의 '막가파식 육두문자'와 '멱살잡이, '재떨이 투척사건'이 국회 파행을 낳았으나국회 윤리특위 차원의 문책을 받은 경우는 단 한 차례도 없었다.
최근에는 한나라당 김무성 의원이 '대통령 유고' 발언을 했다가 대통령 후보 비서실장직에서중도하차했고 같은 당 강창성 의원은 서해교전 후 국회 국방위에서 "전쟁 한번하자"고 말했다가 '속기록 삭제'라는 수모를 당하기도 했다.
또 민주당 송영진 의원은 지난 8일 국회에서 동료 선배인 조순형 의원에게 '××놈'이라는욕설을 퍼부어 구설수에 올랐다. 그는 지난 2000년 10월 건교위 국감장에서 한나라당 권기술 의원에게도 욕설을 해댄 바 있는 인물.
지난 2월 18,19일 열린 대정부 질문도 '막말 경연장'이 되다시피했다. 당시 국회 파행은18일 한나라당 홍준표 의원이 대통령 아들들의 비리조사를 요구하고 민주당 송석찬 의원이 이회창 후보와 두 아들 및 부친의 전력을 제기하면서 빚어졌다.
송 의원은 "북한을 '악의 축'으로 몰아 한반도분단을 고착시키려는 '악의 화신'에 편승, 대권욕을 채우려는 이회창 총재의 '악의 뿌리'를 제거해야 한다"며 이 후보를 원색 비난, 물의를 빚었다. 그러자 19일에는 한나라당 박승국 의원이 "김대중 정권은 김정일 정권의 홍위병"이라고 해 파문이 일었다.
2000년 12월 국회 예결특위에서는 예산안 처리가 늦어지고 있다는 이유로 자민련 정우택 의원이 한나라당 이한구 의원의 멱살을 잡고 주먹다짐 직전까지 가는 험악한 상황이 벌어졌다. 정 의원은 지난 96년 9월 당시 국민회의 방용석 의원과 설전을 벌이다 재떨이를 집어 던져 상처를 입히기도 했다.
한나라당 김용갑 의원은 같은해 11월14일 대정부 질문에서 "민주당은 조선노동당 2중대라고 말하는사람들이 있다"고 해 대정부 질문이 며칠간 중단되는 파행이 빚어졌다.
이같은 국회의원들의 잇단 막말을 두고 정치권은 "상대당 특정인을 겨냥, 최소한의 논리와 근거조차제시하지 않는 채 극단적인 인신공격을 펴는 것은 의원자질마저 의심케 한다"는 지적이다.
국회 한 관계자는 "정치인들이 저질.극단발언들을 경쟁적으로 쏟아내고 있는 배경에는 자당 대선후보에 대한 충성경쟁 내지 공격일변도의 당 지도부의 기류도 한몫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태완기자 kimchi@imaeil.com
댓글 많은 뉴스
국힘 김상욱 "尹 탄핵 기각되면 죽을 때까지 단식"
[단독] 경주에 근무했던 일부 기관장들 경주신라CC에서 부킹·그린피 '특혜 라운딩'
민주 "이재명 암살 계획 제보…신변보호 요청 검토"
국회 목욕탕 TV 논쟁…권성동 "맨날 MBC만" vs 이광희 "내가 틀었다"
최재해 감사원장 탄핵소추 전원일치 기각…즉시 업무 복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