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이혼사유 경제적 갈등 비중 늘어

최근들어 부부갈등의 주요 원인은 배우자의 외도나 가정폭력 등 기존의 전통적인 사유보다 배우자와의 경제갈등, 생활무능력, 무시·모독 등 혼인생활의 질과 관련된 부부문제의 비중이 점차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구가정법률상담소(소장 신기순)가 2001년 한해동안의 가사사건 중 이혼상담 1천868건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이중 여성내담자가 87%로 남성내담자 13% 보다 월등히 많았다. 내담자의 연령을 보면 남녀 모두 30대가 가장 높고, 그 다음은 40대가 높게 나타났다. 여성의 경우 30대와 40대 다음으로 20대가 높게 나타난 반면 남성은 50대가 그 뒤를 이었다.

이혼상담을 한 사람의 결혼기간은 11년~20년이 남녀 합계 29.9%로 가장 많았고 그 다음으로 6~11년이 18.4%, 1~5년이 17.7%를 차지했다.

이혼 사유로는 민법 제820조에서 규정하고 있는 재판상 이혼원인 가운데 6호 '기타 혼인을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가 여성의 경우 32.9%, 남성 40.2%로 남녀 모두 가장 많았다.

6호 사유에 해당되는 내역을 보면 '성격차이'가 15.3%로 가장 많았으나 경제갈등과 관련된 상담이 크게 늘어나는 추세를 보여준다. 특히 2000년 2.1%이던 '빚문제'에 대한 상담이 지난해엔 4.8%로 두배이상 증가했으며, '생활무능력'이 8.4%에서 9.8%, '도박' 6.1%에서 6.2%로 각각 높아졌다.

이와 함께 '배우자의 무시-모독'(1.7%)이나 '불성실·무책임'(2.6%)등과 같은 여성의 지위와 의식변화를 남성들이 따라가지 못해 빚어지는 부부갈등도 늘어난 것으로 분석됐다.

대구가정법률상담소 관계자는 "이같은 통계 사례는 상담소를 찾은 내담자들의 통계이기 때문에 법원에서의 실제판례 사례와는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며 "하지만 혼인생활의 만족도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의식이 강해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노진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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