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한심한'大邱 시의회'

국회만 한심한 줄 알았더니 지방의회는 더 가관이다. 대구시의회 몇몇 의원들이 민선4기 출발부터 싸움박질을 했다. 그것도 시익(市益)을 위한 견해차 때문이 아니라 상임위 구성을 둘러싼 자리다툼, 밥그릇 싸움의 2차전 성격이라니 입맛이 쓰다.

더욱이 싸움장소가 의회건물안도 아니요, 중국집 앞마당에서 동네술꾼들처럼 입술이 터져가며 추태를 부렸다니 "이런 의원들 왜 뽑아줬나"유권자들의 후회소리가 진동하는 듯하다. 그날밤, 술값.밥값 또한 분명 시 예산일 터이다.

엊그제 밤 임시회가 끝난 뒤풀이에서 벌어진 주먹다짐은 신임 의장단과 5개 상임위원장 선출과정의 후유증이 누적된 탓이라고 한다.

류승백 의원(동구출신)을 폭행한 서구출신의 강성호 의원은 교육사회위원장 선거에서 류 의원과 겨뤄, 밀려났으며 이후 강황 의장이 강 의원을 운영위 간사에 추천하자 이번엔 운영위원장인 박성태 의원이 함께 일할 처지가 아니라며 반대, 지난 5일 원(院)구성 이후 보름이 넘게 시의회의 가동을 맡은 운영위원회가 '펑크'상태다.

모두가 재선의원인 세사람이 공사(公私)구분도 못한채 감정싸움만 벌였으니 또 시중에 자질 시비가 나오지 않겠는가. 시의회는 해당의원을 징계위에 올린다고 하나 제명이 아닌 바에야 출석정지.사과.경고는 솜방망이일 뿐이다.

제재를 가하려는 쪽이나 받는 쪽이나 모두 한나라당 한통속이기 때문이다. 이런 연유에서 27명의 소(小)식구 잘못 이끈 강황 의장도 책임을 느끼고 있을 터이다.

이젠 대구시장도 새인물로 바뀌었다. 새출발을 해야할 중대한 시점이다. 당장 내년 U대회와 밀라노 프로젝트 등 처리할 일이 산적이요 지하철문제도 적자대책 노선연장 문제로 걱정이 태산이다.

시집행부와 머리를 맞대고 궁리하는 모습을 보여줘도 시원찮을 판국에 고작 밥그릇 싸움이라니? '한나라당 대구시의회'는 정신 바짝 차리기 바란다.

원래 정쟁이란 여와 야의 몫인데, 싸울 상대가 없어서 집안싸움이라면 다음 지방선거에서는 물론 당장의 대선에서도 유권자가 등돌리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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