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내 실력 맞는 학습전략을 짜라

2003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100여일 앞으로 다가왔다. 오는 29일이면 D-100일이다. 수험생은 물론 학부모들까지 마음이 급해지는 시기이다. 욕심만 앞세워 무리한 계획을 세우거나 집중하지 못하고 덤벙거리다가는 언제 다 갔을까 싶을 정도로 날짜가 빨리 간다.

이럴 때일수록 냉철한 현실 분석과 치밀한 학습 전략이 필요하다. 대구진학지도협의회와 일신학원 진학실의 조언을 통해 수험생들이 유의해야 할 사항들을 짚어봤다.

◇예상 난이도와 학습 전략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지난 10일 올해 수능시행계획을 공고하면서 "올 수능 난이도를 적정 수준에 맞추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수능시험의 난이도에 대해 평가원은 해마다 이같은 이야기를 되풀이했지만 한 해 쉬웠다가 한 해 어려워지는 널뛰기 출제를 반복해왔다. 이는 난이도 맞추기가 그만큼 어렵다는 얘기다.

수험생들의 입장에서 난이도를 어떻게 예상할 것인가 역시 어려운 문제다. 그러나 작년보다 쉬워질 것은 분명하다는 게 입시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를 위해서는 작년 수능에서 어렵게 출제됐던 언어와 수리탐구Ⅰ이 그만큼 쉽게 출제될 수밖에 없다. 이 과목에 취약한 수험생들로서는 한 숨 돌린 셈.

그러나 이를 곧이곧대로 받아들여서는 곤란하다. 언어영역의 경우 작년 상위 50%의 평균 점수가 100점 만점 기준 69.4점이었으므로 75점선에 맞추려면 쉬워질 수밖에 없다. 이에 근거해 교사들은 수험생들에게 익숙한 교과서 내 지문이 많이 활용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따라서 언어영역 대비를 위해서는 교과서 정리가 필수적이다.

수리탐구Ⅰ의 경우 약간 다른 문제가 있다. 작년 상위 50%의 평균 점수를 살펴보면 인문계는 52.8점, 자연계는 70.2점, 예체능계 42.5점이었다. 인문계와 예체능계 수험생들의 점수는 기대치에 훨씬 못 미치지만 자연계는 그리 낮은 점수가 아니었던 것. 따라서 자연계 수험생들은 생각만큼 문제 수준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수리탐구Ⅰ은 쉽게 출제될 경우 중하위권 수험생들에게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상위권은 변별력이 떨어지지만 중하위권은 약간의 실력차가 큰 점수차로 나타날 수도 있는 것이다. 따라서 마지막까지 절대로 포기해서는 안 된다.

사회·과학탐구와 외국어 영역은 작년 수준에 맞춰 대비하면 적절할 것으로 예상된다. 작년 평균점수가 평가원의 기대치에서 크게 빗나가지 않았기 때문이다. 자연계 수험생들의 경우 작년 사회·과학탐구에서 각각 81점, 80.3점이라는 비교적 높은 점수가 나왔다는 사실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 다소 어려워질 수도 있다는 것이다. 올해는 특히 교차지원이 크게 제한돼 자연계 응시생이 그만큼 많아질 것으로 보이므로 이래저래 자연계 수험생들에게 상대적으로 힘든 수능시험이 될 전망이다.

◇영역별 출제 방향 및 대책

▲언어영역=쉽게 출제될 경우 중하위권에서 변별력이 높아지기 때문에 이 점수대 수험생들은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 한다. 교과서 정리는 필수지만 인문, 철학, 과학, 사회, 예술 등 다양한 소재의 글이 사용되므로 폭넓은 독서가 필요하다. 그러나 짧은 기간에 많은 독서를 할 수는 없으므로 생소한 지문이 주어지더라도 내용을 빠르게 파악할 수 있는 능력을 길러야 한다.

언어영역은 모든 수험생들에게 가장 괴로운 영역으로 꼽힌다. 문제집을 아무리 풀어도 효과가 없고, 모의수능시험 성적도 들쭉날쭉해 자신의 실력을 가늠하기도 어렵다는 것이다. 교사들은 문제풀이에만 매달리지 말고 전체 글에 대한 이해력과 판단력을 키우는 데 노력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중·하위권 수험생들의 경우 문제풀이 때 흔히 저지르는 실수를 분석해 대비하는 게 중요하며 기출문제 풀이를 통해 대책을 세우는 게 효율적이다.

▲수리탐구Ⅰ=올해 수능시험에서 최대의 승부처가 되는 영역이다. 상위권 수험생들은 2학기 수시 및 정시모집의 심층면접 대비를 위해 상당한 난이도의 문제까지 다뤄야 한다. 중·하위권은 교과서의 기본 개념과 원리를 이해하고 수준에 맞는 문제집으로 실전훈련을 쌓는 게 중요하다.

문제풀이에서는 계산 결과에 집착하기보다 문제가 갖는 기본적인 개념을 살피고 원리와 법칙을 이해해 해결방법을 찾아가는 과정에 주목해야 한다. 한 문제를 풀어도 문제 이해-해결 계획 구상-계획 실행-반성으로 이어지는 과정을 거치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문제를 풀 때는 되도록 그림을 그리거나 기호를 붙여 생각하는 습관을 갖는 게 좋다.

▲수리탐구Ⅱ=언어와 수리가 쉽게 출제되면 중요한 변수로 떠오르는 영역이다. 자연계는 작년에 비해 다소 어렵게 출제될 가능성이 있다. 사회에서는 과목간·단원간 통합 문제 비중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교과의 큰 흐름을 이해하면서 사진이나 도표 등 다양한 자료를 읽는 능력을 키워야 한다. 실생활과 연관되거나 시사적인 문제가 갈수록 늘어나는 추세이므로 신문이나 잡지, 뉴스 등에서 얻게 되는 지식을 응용할 수 있도록 학습해야 한다.

과학 역시 과목간·단원간 통합 문제 및 실생활 관련 문제의 비중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공통과학이든 선택과목이든 교과서 내 중요한 자료는 반드시 이해하고 기본적인 원리와 법칙 등은 숙지해둬야 한다.

▲외국어영역=상위권 수험생들은 심층면접, 논술시험에서 고도의 독해력을 요구하는 수준 높은 문장이 나온다는 사실을 명심하고 이에 대비해야 한다. 영어에 관한 지식이 아니라 영어를 의사소통의 수단으로 쓸 수 있는 능력을 측정하는 문제들이 출제될 것으로 예상된다. 영어는 경험하고 공부한 만큼 반드시 점수로 연결되므로 중·하위권 수험생들은 특히 유의해야 할 영역이다.

김재경기자 kj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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