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치원생 등 23명의 목숨을 앗아간 화성 씨랜드청소년수련원 참사 발생후 3년이 흘렀지만 청소년수련시설의 안전 불감증은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북도가 이달초부터 16일까지 도내 청소년수련시설, 해수욕장, 유원·행락시설 등 270곳에 대해 전기·가스안전공사, 소방서 등과 함께 합동 안전점검을 벌인 결과 대상시설의 12%인 32곳이 부적합한 것으로 조사됐다.
부적합 판정을 받은 곳 중에는 청소년수련시설이 23곳으로 가장 많았고 해수욕장 및 행락시설 8곳, 유원지 1곳 등으로 나타났다.
한 수련원은 학생들이 잠을 자는 생활관 창문에 쇠창살을 설치, 화재 등 비상사태시 탈출이 불가능했으며 피난통로에 물건이 쌓여있거나 피난유도등이 고장나 있는 등 기본적인 소방시설조차 미비된 수련시설이 7곳이나 됐다.
특히 지난해 3월 개정된 소방법은 연면적 600㎡ 이상의 숙소 건물에 스프링클러 설치를 의무화하고 있으나 소급 적용이 안되고 있다. 법 개정 전에 지어진 수련원들은 비용부담이 크다는 이유로 스프링클러 설치를 미루고 있는 것.
또 건물이 심하게 낡아 콘크리트 부식이나 틈이 크게 벌어져 있고, 벽체에 균열이 생긴 수련원도 4곳이 적발됐다. 누전 차단기가 아예 없거나 작동이 안되는 곳, 자동판매기 등 전기시설의 접지설비가 안된 곳도 10여곳 있었다.
이밖에 많은 학생들이 이용하는 극기체험시설이 낡은 상태로 방치돼 있거나 가스누설탐지기 미작동, 계단 난간대 파손 등 자칫 대형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각종 안전시설을 소홀하게 관리하는 수련시설도 11곳이나 됐다.
실제로 지난달 4일에는 단체연수를 왔던 거창 ㅎ중학교 여학생 2명이 119소방체험을 위해 고공에서 매트 위로 뛰어내리다 척추를 다쳤으며, 지난 9일에는 거창 ㄱ 중학교 여학생 1명이 완강기 체험을 위해 안전벨트를 착용하고 뛰어내리다 안전벨트가 머리 위로 벗겨지면서 바닥에 추락, 척추를 다치기도 했다.
경북도 관계자는 "청소년지도사가 없는 수련시설에는 조기에 배치토록 지도했으며, 전기·가스·소방 등의 미비한 시설에 대해서도 관련부서 및 시·군에 통보해 보완조치가 이뤄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수용기자 ksy@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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